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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유의 N잡탐구] "안정성보다 정서 중요"…Z세대 일 선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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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유의 N잡탐구] "안정성보다 정서 중요"…Z세대 일 선택법

장시간 노동 여전…'일하는 방식'으로 질적 보상 추구
공무원 기피…Z세대는 컬처핏과 성장 가능성
채용문화도 변화…'소통·협업' 중심 면접 기준


최근 Z세대 취업 시장에서 고용의 안정성보다 팀워크, 소통, 문화적 적합성(컬처핏)과 같이 정서적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Z세대 취업 시장에서 고용의 안정성보다 팀워크, 소통, 문화적 적합성(컬처핏)과 같이 정서적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사진=챗GPT


Z세대 구직자들의 조직 선택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고용의 안정성보다 팀워크, 소통, 문화적 적합성(컬처핏)과 같이 정서적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뚜렷하다.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 구직자 2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10%에 불과했다. '월급이 300만 원으로 같을 경우 사기업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53%로, '공무원 선택'(47%)을 앞섰다.
공무직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낮은 연봉(42%) △조직과의 성향 불일치(20%) △성장 가능성 부족(10%) △경직된 조직 문화(9%) 등이 꼽혔다. 한때 '철밥통'으로 불리며 안정성의 상징이던 공공 부문의 매력도가 더는 Z세대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실제 업무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직장인의 평균 업무 강도는 여전히 높고, 출퇴근 시간은 점점 앞당겨지는 추세다. 통합 인력관리 솔루션 시프티가 분석한 2024년 출퇴근 데이터에 따르면, 평균 출근 시각은 오전 8시 44분, 퇴근 시각은 오후 6시 19분으로 전년보다 각각 약 6분, 2분 앞당겨졌다. 평균 근무시간은 9시간 51분으로, 2021년(9시간 45분)보다 약 6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시간이 줄지 않는 상황에서 Z세대는 일의 '방식'과 '경험의 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단순히 얼마나 오래 일하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수직적 명령 체계보다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협업 구조를 선호하는 태도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채용 현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캐치가 분석한 3만 7000건의 면접 후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면접 합격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역량은 '소통/협력(36%)'이었다. 이어 '전문성/직무지식(29%)', '열정(20%)' 순이었으며, 특히 대기업 합격자의 40%는 '소통과 협력'을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꼽았다. 실제 면접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질문도 △자기소개(87%) △지원동기(65%) △직무 관련 지식(63%) 등, 지원자의 협업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항목들이었다.

이러한 정서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 기업도 있다. HR SaaS 플랫폼 플렉스는 "스포츠는 팀이다, 플렉스도 팀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구성원 간의 감정적 연결과 공동체 경험을 강화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장인 동호회 리그를 운영하는 등 단순 업무 시스템 강화를 넘어 '팀 경험'을 조직 문화의 핵심으로 설계하려는 시도를 보여 호응을 얻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조직은 직무 역량뿐 아니라 정서적 호흡이 맞는 사람을 어떻게 유치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