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기업 생존 달렸다"…SK, 울산 데이터센터로 도약 선언

SK그룹이 인공지능(AI)을 기반한 성장 전환에 나선다. SK그룹은 1953년도에 섬유로 시작해 1980년에 석유화학, 1994년에 통신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2012년도에 '반도체'를 기반한 도약을 언급한데 이어 이번에는 'AI'를 축으로 한 산업 대전환을 선언했다.

SK그룹은 지난 20일 아마존웹서비스(AWS), 울산광역시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작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 핵심 분야'로 지목한 AI·반도체 분야 투자 방향성의 첫 결실로 평가된다.

지난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전략 회의에서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영역에 AI를 접목해 사업 외연을 넓히자"고 말했다.
SK는 2030년까지 AI·반도체 분야에 총 82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데이터센터는 이 전략의 핵심 기반으로, 향후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로보틱스, 제조 AI, 바이오 AI 등 그룹 전반의 AI 적용을 이끄는 허브가 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AI 혁명의 가능성을 실현하려면 전례 없는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며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차세대 혁신을 위한 'AI 고속도로' 구축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데이터센터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SK텔레콤·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 SK가스·SK멀티유틸리티의 인프라 역량 등 관계사의 기술을 총결집해 조성된다. 친환경 냉각 시스템과 청정 에너지 기반 전력망도 순차 적용된다.

AWS는 SK와의 협력을 통해 울산 센터 내 AI존을 조성하고, 초고속 AI 연산 환경인 '울트라 클러스터', 머신러닝 관리도구 '세이지메이커', AI 플랫폼 '베드록'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23년 발표된 AWS의 약 7조8500억 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과는 별도로 추진되는 것이다.

AWS가 SK를 아시아 AI 거점 파트너로 택한 배경으로, 최 회장은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기업이다"라고 설명했다.

SK는 이번 울산 투자를 시작으로 국내 AI 인프라 확대에 나서며 'AI 3대 강국' 실현에 기여할 방침이다. 그룹은 오는 2027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하며 약 7만8000명 규모의 고용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SK 측은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는 기술 주권과 통상 전략 차원에서 국가 안보 자산"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의 장기 투자는 한국의 경제·정치적 안정성과 협력 가치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