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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넘어진 왓챠, 다시 일어설까…국산 OTT 재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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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넘어진 왓챠, 다시 일어설까…국산 OTT 재편 신호탄?

국내 최초 정액제 모델 도입한 1세대 OTT, 회생절차 돌입
콘텐츠·자본·IPO 삼중고 끝에 법정관리 문턱
‘숏챠’ 출범 등 독립 생존 시도…기술·데이터 자산 재조명
MAU 2%까지 추락…국산 OTT 생태계 재편 기로
국내 최초로 정액제 스트리밍 모델을 도입한 1세대 OTT 왓챠가 지난 4일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국내 OTT 4개사 대표 간담회에 자리한 박태훈 왓챠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최초로 정액제 스트리밍 모델을 도입한 1세대 OTT 왓챠가 지난 4일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5월 2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국내 OTT 4개사 대표 간담회에 자리한 박태훈 왓챠 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로 정액제 스트리밍 모델을 도입한 1세대 OTT '왓챠'가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자본 경쟁,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의 한계, 상장 실패 등 누적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K-OTT의 상징인 왓챠의 추락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토종 OTT 생태계 전체의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법원 회생절차에 들어간 왓챠의 회생 여부는 2026년 1월 7일까지 제출할 계획안에 대한 법원의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회생 절차 전까지 왓챠는 숏폼 콘텐츠 '숏챠' 출시, 왓챠피디아 마케팅 강화 등 독립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일각에서는 영화 중심의 롱테일 구조와 축적된 기술·데이터 자산에 주목해 '재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자본 수혈이나 전략적 파트너십 없는 독립 회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왓챠는 2016년 넷플릭스와 같은 시기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영화 추천 플랫폼 '왓챠피디아'의 방대한 개인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독립 영화와 롱테일 콘텐츠 중심의 큐레이션 전략을 통해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독자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글로벌 OTT간 자본 격차,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의 열세, IPO 무산 등 외부 충격 속에서 점차 한계에 봉착했다.

2021년 490억 원 규모 전환사채 미상환, 2023년 기준 796억 원의 자본잠식, 유동부채 초과 등 심각한 재무 위기가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났다. 투자 유치와 매각 시도도 연이어 실패했다. 특히 2024년 LG유플러스와의 인수 협상이 결렬된 이후, 왓챠는 공정거래위원회와 특허청에 LG유플러스를 기술 탈취로 신고했으나 법적 판단은 불개시 또는 종결로 이어졌다.

OTT 시장 내 존재감도 크게 줄었다. 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국내 OTT 앱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넷플릭스가 1393만 명(40%)으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쿠팡플레이 732만 명(21%), 티빙 573만 명(17%), 웨이브 253만 명(7%), 디즈니 플러스 190만 명(6%) 순이었다. 왓챠는 그 뒤 53만 명(2%)에 그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