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IT업계 '기본 과제'로 부상...증시 반응은 안정세 국면
카스퍼스키 "공격 규모 여전히 방대…사용자 인식 강화 필요"
통신 3사·두나무, 수천 억 투자·보안 인재 양성 등 대응 본격화
카스퍼스키 "공격 규모 여전히 방대…사용자 인식 강화 필요"
통신 3사·두나무, 수천 억 투자·보안 인재 양성 등 대응 본격화

지난 4월 SK텔레콤 침해사고는 보안 업계 전반에 경종을 울렸다. 당시 급등했던 보안 업체 지니언스의 주가는 지난 7월 11일 2만39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8월 25일 오후 3시 기준 1만9100원으로 조정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T 해킹)사고 직후의 단기적 주가 반응은 현재 소강 국면에 들어섰지만, 하반기부터 실질적인 보안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보안 기업 카스퍼스키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국내에서 탐지된 인터넷 기반 공격은 261만3289건으로 지난 1분기 대비 14.7%가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분기당 수백만 건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KSN 참여자의 12.7%가 웹 기반 위협에 노출됐고, 로컬 위협은 179만8459건에 달한다. 이에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은 "(사이버 공격 건수가) 감소세를 보이지만 공격 규모는 여전히 방대하다"며 "사용자 보안 인식 강화가 필수적이다"고 분석했다.
통신사들은 보안 강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직후 내놓은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고객 전용 보안 솔루션 무상 제공과 보상 보증 제도, 사이버 보험 한도 1000억 원 확대를 지속 추진 중이다.

KT는 25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양자키분배(QKD) 장비가 국가정보원 보안검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기존 1:1 대응 방식보다 효율을 높인 1:6 방식으로, 국가·공공기관에 합리적 비용의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KT클라우드는 청년 대상 보안 교육 프로그램인 '테크업'을 오는 9월부터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정보보호 대상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아울러 향후 5년간 7000억 원 가량의 보안 투자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AI 기반 악성 앱 탐지와 △전사 보안 전략, △고객 체감형 보안 서비스 확대 등을 포함한다. LG유플러스 측은 "보안·안심·품질 등 통신사업자의 기본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26일 AI 기반 이상 탐지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상자산 업계도 보안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웹2·웹3을 아우르는 보안 인재 양성 과정 '업사이드 아카데미' 3기를 출범했다. 선발된 18명은 18주간 전문 교육과 프로젝트를 병행한다. 정재용 두나무 CISO는 "사이버 보안은 이제 개인과 기업, 국가의 핵심 기술 역량이다"고 선언했다.
하반기 정부 차원 움직임도 이어진다. 과기정통부는 올 하반기 AI 시대를 겨냥한 사이버 보안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7월 정보 보호의 날 기념식에서 "정보보호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달 8월 보고서를 통해 "(향후) 통신사·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으로도 보안 시스템 구축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보안은 특정 사고 때만 반짝 주목 받는 이슈라기보다 장기 투자 비용 부문으로 자리 잡았다"며 "일회성 보안 강화가 아니라 구조적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과 정부 모두 보안을 단기 비용이 아닌 장기 투자 부문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제 단순 '보안 강화' 차원을 넘어 보안 장기전의 서막이 열린거라 본다"고 진단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