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탭’ 개편으로 사생활 보호 기능 없다 비판
“미성년자 숏폼 무제한 노출 해결책 필요” 여론도
카카오 내부 “윗선에서 시켜 개발된 것” 볼멘소리도
“미성년자 숏폼 무제한 노출 해결책 필요” 여론도
카카오 내부 “윗선에서 시켜 개발된 것” 볼멘소리도

이에 카카오는 29일 “친구탭 개선 계획과 여러 사용자 경험(UX)과 인터페이스(UI) 개선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반영해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놓고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이라는 혹평과 함께 1별점 리뷰가 쏟아졌다. 전문 기업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카카오톡 업데이트 1000건 리뷰 가운데 42%가 개편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가장 불편을 제기한 기능은 ‘친구탭’ 개편이다. 업데이트 이전에는 단순 목록 구조였으나 개편 후 인스타그램처럼 바뀌었다. 카카오톡 상 친구들의 최근 프로필 변동 내역이 자동으로 노출되는 기능이 추가되는 것이다.
친한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라면 좋은 기능일지 모르지만, 이용자 상당수는 그렇지 않다. 전화번호부와 연동돼 친구 목록이 만들어지는데 인스타그램 기능이 추가되면서 알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사진 등이 공개된다.
이에 이 기능을 차단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도 유튜브 등을 통해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카카오는 광고까지 표시해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키웠다.
예전 카카오톡의 기능으로 돌아가려면 ‘친구’를 별도로 클릭해야 된다는 불편함도 있다.
새로 추가된 숏폼 기능도 비판의 대상이다. 카카오톡은 메신저의 기능으로만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인스타그램·틱톡과 같이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숏폼’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톡이라는 파급력으로 봤을 때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숏폼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다”라는 우려의 의견을 내놓았다. 카카오는 청소년 보호 조치를 위해 ‘지금탭’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업데이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 내부에서도 볼멘소리와 같은 얘기가 나왔다.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톡 업데이트와 관련해 “우리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만들었겠냐”라면서 “욕은 신나게 하돼 개발자 욕은 하자 말아줘"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 직원이라고 표시된 이 게시물에는 “그냥 기획자, 디자이너들이 시키는대로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야”라면서 “이번 업데이트는 여러 기획자들이 부딪혀 만든 게 아니라 그냥 1인 기획(윗선) 작품으로 봐줘”라는 토로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카카오톡 이번 개편에 대해 비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채팅방 폴더와 ‘안읽음’ 폴더 생성, 대화 요약하기, 보이스톡 통화 녹음 기능 등에 대해서는 이용자들의 호평이 나왔다.
또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챗GPT를 연동한 대화 기능을 채팅탭에 적용할 예정이다. 폭넓은 AI 기능 활용을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기능을 앞으로 카카오톡에 추가된다.
논란이 된 기능들을 보완하고 AI를 탑재한 새로운 카카오톡이 빠르게 출시돼야 국민 메신저로서의 자리가 공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