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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학업 성취, 상관관계 없다"…콘진원,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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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학업 성취, 상관관계 없다"…콘진원,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 발표

이용자 설문 조사·뇌 해부학적 변화 임상 연구
게임 과몰입, 게임 자체가 아닌 환경·심리 문제
과몰입 어린이 뇌 변화, 게임 아닌 ADHD가 원인
"게임 질병 코드 등재, 사회적 문제 초래할 것"
2020~2024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 표지.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이미지 확대보기
2020~2024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 표지. 사진=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5년 동안 국내 게임 이용자들을 추적 연구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23일 발간했다. 게임 이용 시간과 학업 성취 정도 사이엔 별다른 상관 관계가 없으며 게임 과몰입 증상이 장기적인 중독으로 이어지지도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콘진원은 이날 공식 사이트 통해 '2020~2024 게임이용자 연구 해설서'를 발간했다. 지난 6월 발표한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 조사 결과' 보고서와 같은 기간 동안 게이머들을 임상의학 코호트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라온아트앤컬처가 연구를 수행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게임을 하는 아이들이 공부를 망치고 학교 생활에도 지장을 준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설서에선 "게임을 하루 2~3시간 이용하는 친구나 1시간 만 이용하는 친구를 비교했을 때 성적이나 사회성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는 아이가 무리하게 게임을 할 때 과몰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게임 이용 시간 자체보단 게임을 하는 아이의 태도와 부모의 반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자기효능감이 높고 부모와 관계가 긍정적인 아이는 게임 과몰입 위험군에 포함될 확률이 낮았다"며 "부모가 게임을 무조건 나쁘다고 말한 경우 학생이 몰래 게임을 이용하거나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높았고 반대로 취미로 인정한 부모의 아이는 스스로 게임을 조절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해설서 중 뇌의 해부학적 변화를 나타낸 인포그래픽. 사진=콘진원이미지 확대보기
연구해설서 중 뇌의 해부학적 변화를 나타낸 인포그래픽. 사진=콘진원

이 외에도 연구진은 게임 이용자들을 '일반이용자'와 '선용'과 '위험' 이용자로 나누어 뇌 해부학적 사진을 관찰했다. 일반이용자군과 선용군은 일반적인 발달 과정과 크게 다를 바 없었던 반면 위험군에선 뇌 성숙이 지연되는 변화를 관측했다.

다만 이러한 성장 지연에 대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에 따른 집중력 점수를 공변량으로 설정해 분석할 경우 상쇄된다는 점도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게임 이용 위험군의 뇌 성숙이 지연되는 것은 과도한 게임 이용에 따른 뇌 활성 저하가 아닌 ADHD와 같은 공존질환에 의한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진은 게임하는 사람들의 폭력성은 일시적이었으며 오히려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는 계획력과 판단력, 공간 안지 관련 영역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어 게임을 적절히 즐길 경우 오히려 조절 능력과 판단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앞서 언급한 콘진원의 6월 게임이용자 패널 연구 조사 결과 보고서에선 '게임 행동 유형이 게임 시간에 따라 경로 의존적으로 지속되기보단 성장, 발달, 생애주기 변화에 따라 바뀐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를 근거로 게임을 중독으로 보고 의료적 개입에 의존하기보단 생활환경 변화와 성장 발달을 통한 통제력 증가를 믿고 가정·지인 상담 지원을 통해 해결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울러 이번 연구 해설서에선 게임이 장애·중독으로 이어질 요건으로 △게임 이용을 지속하면 과몰입이 지속돼야 함 △게임이 유일한 요인이거나 고유 영향으로 확인돼야 함 △자기 통제력 상실을 개인이 극복할 수 없고 의학적 개입으로만 해결할 수 있음 등의 세 가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더불어 5년 간의 연구로 밝혀진 결과는 게임이용이 이용장애의 원인이라는 근거를 확인할 수 없으며 SNS나 OTT 등 다른 매체 이용 행태와 게임 간 특별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게임 이용자의 환경적, 사회 심리적 요인이 문제 행동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게임에 국한된 질병 코드 등재는 본질적 문제를 배제하고 다른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