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 11년만에 되찾은 만도 통해 재도약 노려
[글로벌이코노믹=박종준 기자] 정몽원(사진) 한라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 만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그의 유별난 ‘만도 사랑’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정몽원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 만도 R&D 센터 준공식에서 “만도에 향후 5% 이상의 지속적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오는 2018년 중국 시장 매출을 3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라그룹이 앞으로 만도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진행할 것임을 공식화한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이 과거 젊은 시절 기계사업과 경영을 배운 것은 물론 오늘날 만도를 있게 한 아버지 고 정인영 회장의 ‘기술지상(技術至上)’의 경영철학 계승 의지도 담겨있다.
만도는 지난 1962년 10월 현대양행(주) 이름으로 정 회장의 부친이자 고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범현대가 고 정인영 회장이 창업했다. 이를 이후 지난 1964년 ‘안양기계제작소’가 설립되면서 오늘날의 ‘만도’의 근간이 만들어진다. 정 회장이 사회 첫 발을 뗀 곳도 만도다. 정 회장은 1982년 이 회사 부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는다.
하지만 만도는 1980년대 우여곡절 끝에 두산그룹에 매각됐다. 이러자 고 정인영 회장은 현대양행 안양 기계공장의 기계사업 분야를 독립시켜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기계(주)를 만들었다.
이 과정을 거쳐 차남 정몽원 회장이 1997년부터 아버지 고 정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을 도맡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당시 한때 재계 서열 12위에 오를 정도로 세가 대단했던 한라그룹이지만 1997년 전후 IMF금융위기의 환란을 비켜가지 못했다.
그 직격탄을 피할 수없었던 만도는 결국 1997년 부도를 맞게 되고 이듬해 매각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정 회장의 머릿속엔 항상 만도가 떠나지 않았다.
이후 만도는 차곡차곡 그간의 공백을 메워나갔고 최근 들어 현대모비스와 함께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자동차 부품회사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만도에 대한 정 회장의 각별한 사랑은 만도 산하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하고 현재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을 맡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잡음도 있었다. 이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한라그룹의 건설사인 한라건설이 어려움에 처한 게 불씨가 됐다.
‘맏형’이자 한라그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만도가 한라건설의 ‘흑기사’를 자처한 것. 엄연히 말하면 정 회장이 지난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만도를 끌어들여 ‘급한 불’을 끈 것이다.
지난해 4월 한라그룹은 만도와 마이스터 등 계열사를 참여시켜 3435억원 규모의 한라건설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만도가 자회사 마이스터에 3786억원을 출자하고, 다시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3380억원을 돈을 넣는 방식을 통해 ‘한라건설 구하기’에 나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 회장이 한라건설을 구하기 위해 만도의 자금을 끌어다 쓴 것이다.
논란도 만만치 않았다. 만도의 한라건설 유상증자 참여가 향후 펀더멘털 훼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시장에 파다하게 퍼지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유상증자 참여에 앞서 만도의 일부 주주들조차 주주가치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강했던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자사주를 만도 자사주를 잇따라 매입하며 ‘주가 떠받치기’ 등을 통해 만회하려 했다.
이후 정 회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더 이상 한라건설에 대한 계열사의 추가 지원은 없다”는 말로 논란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3월 만도 주주총회에도 후폭풍이 거셌다. 지난 3월7일 주주총회에서 만도 측이 신사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 하려하자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지난해 만도가 한라건설 유증에 참여해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맞선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근 한라그룹은 만도의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배구조 단순화 차원으로 보인다.
(주)한라(이하 한라) 지분 23.5%와 만도 지분 7.71%를 보유한 정 회장이 보유 지분을 지주사 격인 한라홀딩스에 팔고 신주를 받는 모양새다. 이렇게 되면 정 회장(한라)→한라홀딩스→만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구조는 정 회장이 지분 23.5%를 보유한 한라가 만도 지분 17.29%와 한라홀딩스 지분 17.29%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정 회장도 한라홀딩스 지분을 7.71%나 가지고 있다. 단 한라와 한라홀딩스 간 상호출자 문제가 있는 만큼 향후 한라가 한라홀딩스 보유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단서도 붙어 있다.
만약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다면 정 회장과 만도는 이전보다 더 끈끈한 관계로 이지게 된다. 이는 과거 매각과 재매입 등의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최근 만도에 대한 투자 확대 등 공격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제2의 만도’로 재도약을 노리는 그의 야망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