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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다른 듯 닮은' 한화 김동관과 삼성전자 이재용의 '광폭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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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다른 듯 닮은' 한화 김동관과 삼성전자 이재용의 '광폭행보'

두 재벌 특별한 인연에 작년 아버지 경영공백 속 대내외 경영보폭 넓혀


▲이재용(왼쪽)과김동관(오른쪽)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왼쪽)과김동관(오른쪽)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의 최근 '광폭행보'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닮아 재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화 '미래' 잡은 김동관 상무, 임원 승진 후 대내외 보폭 확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황태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동관 상무의 최근 '광폭행보'의 한 축은 '글로벌 코드'다.

이와 관련 15일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관 한화솔라원 상무가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오는 21일부터 24일 스위스에서 개최되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김 상무는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 등 총 5명과 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김 상무의 다보스포럼과의 인연은 올해로 6년째다.

이처럼 6년째 개근하는 다보스포럼에 김 상무가 애착을 갖고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다보스포럼의 원래 이름은 세계경제포럼(WEF)으로, 140여 개국 정재계 인사 2500여명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적 권위의 재계 행사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한화그룹 태양광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김 상무에게는 세계 경제 동향 파악 등 견문을 넓히고 세계 정재계 리더들과의 친분을 다질 수 있는 다보스포럼만한 산교육장이 없다.

또한 김 상무는 지난해 임원(상무)으로 승진해 이전보다 그룹 내 위상이 한층 강화된 만큼 이번 다보스포럼은 세계 업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비즈니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관 상무는 이번에 금융 계열사 경영진과 외국계 금융사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기자에게 확인해주기도 했다. 이는 김 상무가 한화그룹의 '미래식량'인 태양광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 업계 사정 등을 체크하는 등 이전 참석 때보다 보폭이 넓어졌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김 상무의 올해 여섯 번째 다보스포럼 참석은 지난 2010년 아버지 김승연 회장과의 부자 동반 참석과 ‘영글로벌리더’(YGL)에 선정됐던 지난해와 함께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실제로 김동관 상무는 지난 2010년 입사 후 5년 만에 상무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알린 바 있다.

이와 함께 한화그룹은 장남 김 상무부터 지난해 막내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까지 삼형제가 모두 입사해 경영수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중 김 상무는 지난 2010년 입사한 후 최근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부상한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상무는 지난 2012년 독일 태양광 큐셀을 인수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지난해 말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의 합병에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지난 2012년 한화큐셀을 인수하며 한화케미칼-한화큐셀·한화솔라원 등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태양광을 그룹의 '미래 식량'으로 삼았다.

특히 김 상무는 지난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81억원 규모의 흑자까지 이끌어내며 아버지 김 회장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합병과 실적은 지난해 김 상무가 5년여 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배경이 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아버지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후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사업구조 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상무의 경영승계 작업은 한층 가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재 한화그룹 후계구도에서 김 상무의 지분과 위상은 확고하다. 김 상무는 지분 50%를 갖고 있어 최대주주인 한화S&C를 통해 전체 계열사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S&C가 그룹의 핵심 사업인 태양광 계열사 한화큐셀은 물론 한화, 한화손보 등의 계열사 지분도 각각 20%, 2.20%, 0.37%를 갖고 있는 것.

◇이재용 부회장, 이건희 회장 부재 속 리더십 발휘




이러한 김 상무의 최근 행보는 지난해 한화그룹 '빅딜'의 파트너였던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도 닮았다. 최근 김 상무와 이 부회장이 비교되는 한 배경은 두 사람이 하버드대학 동문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일부 재계에서 당시 양사의 빅딜 과정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 무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두 사람 모두 국내 대재벌가 3세그룹의 대표주자라는 사실에다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 김승연 회장의 친분이 두텁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지난해 아버지의 '경영공백' 속에 대내외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김 상무가 지난해 아버지 김 회장의 공백 속에서도 다보스포럼 등 대외 접촉을 늘리고 그룹 내 위상과 지배력을 넓히고 있고, 이 부회장도 지난 5월 이 회장의 갑작스럽 와병에도 아버지를 대신해 한화그룹과의 '빅딜' 등 굵직한 현안을 '속전속결' 처리하는 수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도 '거물급' 해외 인사들을 직접 만나 친분을 쌓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리더십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해당 국가를 직접 찾아가 자신을 'PR(홍보)'하던 이전의 형태에서 이제는 안방에서 이들을 직접 만났다는 점은 눈여겨볼만 한 대목이다. 기업인 중에는 팀 쿡 애플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등 해외 거물 기업인들이 '글로벌 기업' 삼성의 새 리더로 지목되고 있는 그를 직접 찾아와 만나고 갔다.

여기에 지난해 그는 우리나라를 찾은 시진핑을 만난 것은 물론, 심지어 베트남 최고위 국가 지도자는 이 부회장을 만나기 위해 삼성전자의 안방인 서초동 사옥의 문을 두드렸을 정도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은 명실상부 '글로벌 리더'의 반열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위상과 지배력도 지난해 삼성그룹의 지배(사업)구조 재편 작업 등을 통해 한층 제고됐다.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제일모직 최대주주(25.01%)를 통해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S 등 전자 계열사의 구조에서 핵심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가 삼남매 간 사업 등의 교통정리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모습은 한화 김 상무의 양상과도 비슷하다.

이처럼 인연이 남다른 한화그룹의 황태자 김동관 상무와 삼성그룹의 황태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다른 듯' 닮은 모습이다.

한편 이번에 한화 김동관 상무가 참석하는 다보스포럼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이전까지 최태원 SK 회장 등과 함께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바 있다.

반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정재계 포럼인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 보아오포럼 이사에 당선됐으며, 이때 이 부회장은 이사 대표로 연설을 하기도 했다.

/글로벌이코노믹 박종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