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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④] 철강 5인의 CEO 불황 3년 전략은 달랐다-이순형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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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기획④] 철강 5인의 CEO 불황 3년 전략은 달랐다-이순형 회장

이순형 회장 그룹 양축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M&A로 구조적 침체 돌파
[글로벌이코노믹 김종혁 기자] 글로벌 철강경기는 2014년부터 장기 침체에 빠져들었다. 철강 가격은 2년 동안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공급 과잉 문제는 심화됐고 철강 수요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동부제철의 전기로 폐쇄, 동국제강 후판 가동 중단 등 크고 작은 설비 중단 및 폐쇄도 있었다. 포스코는 작년 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적자도 기록했다. 2016년 초 철강업계는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조정 대상으로 적시됐다. 이 과정에서 철강사들은 불황의 돌파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각 그룹, 기업을 이끄는 수장들의 전략은 각기 달랐다. 기업 강점과 사업 환경 등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 등 우리나라 대표 철강사들의 수장들의 선택한 불황 전략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 그룹 양축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M&A로 구조적 침체 돌파

“시장은 위축되고 판매 경쟁은 가열되었으며 가격은 끝을 모르고 하락하는 삼중고(三重苦)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생존하며 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아무나, 보통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이러한 도전적인 환경은 우리에게 다른 모습으로 대응 태세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16년 1월 이순형 회장 신년사 中)

2016년 1월 11일. 세아그룹 경영진들은 신년회의에 참석해 여느 해보다도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위기의 시장 환경에 맞서 차별화된 경쟁력과 실행력으로 100년 세아를 여는 희망찬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1월 11일. 세아그룹 경영진들은 신년회의에 참석해 여느 해보다도 치열해진 경쟁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위기의 시장 환경에 맞서 차별화된 경쟁력과 실행력으로 100년 세아를 여는 희망찬 한 해를 만들어 갈 것을 다짐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1등에 익숙하다. 그룹 양축인 세아베스틸 세아제강이 각각 탄소합금강, 강관 분야에서 오랜 시간 선두를 달려왔고 불황에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3년간의 불황을 견뎠다는 점보다 미래에 대한 위기를 더 절박하게 고민했다.

이 회장은 올 초 “시황이 어렵다고 해도 우리는 빠른 전기(轉機)를 찾아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며 전사적으로 결연한 의지를 가져야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세아베스틸 세아제강 그룹 양축 1등 기업 존립 위협

세아그룹은 다른 철강사들이 직면한 위기와는 한 차원 높은 위기에 봉착했다.

세아베스틸은 현대제철이 특수강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현대‧기아차 시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다. 현대‧기아차는 세아베스틸의 최대 매출처이자 사실상 1등 기업으로 존립을 가능하게 했던 고객사다. 세아베스틸의 특수강 매출 중 30~40%는 자동차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이 중 현대기아‧자동차가 80%를 점유하고 있어 압도적인 비중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실적은 매우 부진했다.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8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09억 원으로 무려 42.0%나 줄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5.9%로 4%포인트 급락했다. 2014년과 2015년 불황에도 불구하고 8.0%, 8.8%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던 것이 올 들어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세아제강은 외부에서 전해온 충격에 휘청댔다. 미국을 중심으로 반덤핑(AD) 관세 부과 등으로 수출길이 막혔고, 특히 유가 하락과 조선업 침체로 유정용 강관 등의 판매 감소를 면치 못했다.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9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줄었다. 영업이익은 539억 원에 그쳐 21.7%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앞서 2015년 매출(2조1917억 원)과 영업이익(777억 원)은 2014년보다 10.7%, 52.7%씩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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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의 벼랑 끝에서

이순형 회장은 철강의 장기 불황을 감지했다. 이 회장은 2015년 ‘구조적인’ 장기 침체에 주목했다.

올해 임직원에게 주문한 ‘과거와는 다른 대응 태세’, ‘빠른 시일 내에 성장의 전기 마련’을 위한 해법으로 인수합병(M&A)을 택했다. 대다수 철강 기업이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한 것과는 차이를 보였다.

세아베스틸은 포스코가 장기 비전이 없다는 이유로 매각했던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했다. 2015년 3월 포스코로부터 포스코특수강 지분 54.82%를 취득하면서 세아창원특수강으로 사명을 변경,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탄소 합금강에서 스테인리스를 더해 사세를 더 확장한 것이다. 9월에는 잔여 지분 19.94%를 전량 인수, 74.76%까지 높였다.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자 현대제철 진입 이후에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해석됐다.

경쟁 상대가 된 현대제철은 다행히도 특수강 사업 계획이 1년 정도 지연됐고 세아베스틸은 내수 중심의 사업을 수출로 전환하는 데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됐다. 지난달에는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로부터 컨설팅도 마무리 지었다.

세아베스틸이 인수한 포스코특수강은 2015년 3월23일 세아창원특수강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세아베스틸이 인수한 포스코특수강은 2015년 3월23일 세아창원특수강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범했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을 통한 미국 현지 강관사 인수를 또 다시 결정했다. 세아제강은 오엠케이 강관(OMK Tube)과 라구나 튜블라 프로덕트 코퍼레이션(Laguna Tubular Products Corporation)의 자산을 인수한다고 11월 30일 공식, 발표했다. 유정용강관(OCTG) 생산에서부터 후처리까지 가능한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미국의 반덤핑 조치에 대해,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보다 강화될 것을 예측한 빠르고 과감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대내적으로는 현대제철 진입에 따른 위협,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틀을 만들었다. 이 같은 전략적 선택은 당장 내년 세아그룹의 성과로 나타날 전망이다.




김종혁 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