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지난 13일 준중형 신형 세단 아반떼 ‘N라인’을 출시했다. 아반떼 N라인은 앞서 4월 출시된 ‘올 뉴 아반떼’ 1.6리터 가솔린 모델에서 성능을 높인 차량이다. 1.6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에 과급기(터보차저)를 얹어 출력을 204마력(일반 모델 123마력)으로 향상하고 역동적인 주행에 걸맞은 다양한 사양을 적용했다. 성능뿐만 아니라 외관상 변화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글로벌 유명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마다 고성능 브랜드를 갖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AMG’나 BMW ‘M’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들 고성능 모델은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고성능 N은 정 수석부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5년 BMW M 시리즈 개발을 주도한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 영입을 주도하고 2018년 3월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고성능 브랜드 기틀을 구축했다. ‘N’은 현대차 기술이 태어나는 경기 화성시 남양(Namyang)연구소와 독일 경주용 트랙 뉘르부르크링(Nürburgring)의 영문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고성능 브랜드에 대한 정 수석부회장의 집념은 아반떼 N라인과 ‘밸로스터 N’, ‘i30 N’(국내 미출시)으로 실현됐다. 이들 차량 가격은 3000만 원대다. 벤츠 AMG나 BMW M 시리즈는 1~2억 원을 호가한다. 현대차 N이 갖는 최대 장점은 가격 장벽을 대폭 낮췄다는 것이다. 어지간한 고소득자가 아니고서는 즐기기 어려웠던 모터스포츠를 대중화하는 물꼬를 튼 셈이다.
내연기관 전략에 고성능 N이 있다면 친환경차 영역에는 ‘아이오닉(IONIQ)’이 한쪽 날개를 맡는다. 현대차가 지난 10일 선보인 아이오닉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 명칭이다. 현대차는 내년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2022년 중형 세단 ‘아이오닉 6’, 2024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7’을 잇따라 출시한다.
아이오닉 브랜드는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정 수석부회장이 꺼낸 '회심의 카드'다.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 1위는 테슬라(17.7%)다. 현대차(3.7%)는 6위, 기아차(3.5%)는 7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청와대가 개최한 ‘한국형 뉴딜 국민 보고대회’에서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를 100만 대(현대·기아 합산)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