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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굴기' 꿈도 꾸지마!"...정부, 삼성·LG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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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굴기' 꿈도 꾸지마!"...정부, 삼성·LG ‘지원사격’

CATL “2030년 섀시 통합 배터리 만들 것”
정부, 차세대 배터리에 5년간 300억 지원
LG화학 ‘리튬황’, 삼성SDI ‘전고체’ 속도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ITEC)은 향후 5년간 매년 60억 원씩 총 300억 원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투입한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ITEC)은 향후 5년간 매년 60억 원씩 총 300억 원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투입한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정부가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배터리 개발을 지원한다.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이 오는 9월 22일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투자설명회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연일 자사 기술을 홍보하며 ‘심리전’을 펼치자 정부가 나선 것으로 보인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ITEC)은 향후 5년간 매년 60억 원씩 총 300억 원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투입한다.

앞서 중국 CATL은 “니켈과 코발트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2030년 이전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배터리 셀(배터리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을 전기차 섀시(차체)와 통합해 용량을 늘린 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과시했다.

CATL의 이러한 행동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우리나라 올해 배터리 점유율은 34.5%로 1위다. 2위 중국(32.9%), 3위 일본(26.4%)보다 근소하게 앞섰다.

정부가 배터리 개발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중국의 ‘배터리 굴기’를 견제하며 국내 기업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비 지원 대상은 LG화학과 삼성SDI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리튬황’ 배터리,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리튬황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원료 가격이 저렴하다는 게 장점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코발트를 사용하는데 코발트는 정세가 불안한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프리카 지역에 매장돼 가격 비쌀 뿐 아니라 가격 등락폭도 크다. 반면 황은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발화 위험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상태 전해질(전기가 흐르게 하는 매개 물질), 즉 전해액을 고체로 바꾼 것이다.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자칫 폭발하거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에 쉽게 방전이 되는 약점이 있다. 고체 전해질은 저온이나 고온에 상관없이 전류 흐름이 안정적이고 폭발 위험도 적다. 또한 크기를 줄이면서 용량을 키울 수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2030년과 2027년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계획이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이 완료되면 ‘꿈의 전기차’가 현실화된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 대부분은 1회 충전으로 400km 남짓 달릴 수 있다. 그러나 같은 크기로 2~3배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를 탑재하면 1000km 이상 주행도 가능하다.

차세대 배터리 최대 수요처로 현대·기아차가 언급되기도 했으나 아직은 이를 단정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내년에 출시할 ‘아이오닉 5’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2024년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7’에 어느 업체 배터리를 사용할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