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 현장경영 화제
								
이미지 확대보기그는 5곳의 생산 공장을 예고 없이 자주 방문한다. 중·석식은 4~6명의 사원들과 함께한다. 페이스북에도 동석한 사진을 자주 올린다. 사원들의 포즈는 자유 분방하다. 이렇게 만난 사원들은 사내전화 번호부에 형광펜으로 표시된다. 어느 사이에 거의 전 사원을 만났다.
장 부회장의 현장방문은 2012년 유니온스틸 사장 시절부터 진행된 일이다. 사원들과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회사의 당면과제까지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했다. 그가 현장방문을 연간 몇 번이나 했고, 몇 명의 사원들과 식사를 같이 했는지 숫자를 헤아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의 현장행보는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한국 속담과 네덜란드의 'Green Finger(녹색 손)'와 닮았다.
이미지 확대보기장세욱 부회장, 당면과제까지 술잔 기울이며 직원과 대화
동국제강은 1971년도에 재계랭킹 10위권이었다. 그리고 67년의 사령(社齡)을 더하는 동안 철강외길을 걸어오면서 망해가는 철강기업들을 부활시켜 '철강명가'라는 명칭을 얻었다. 한국강업(현 인천공장), 한국철강, 부산제철, 부산신철(한국특강), 삼화제철, 연합철강, 동일제강, 영흥철강 등은 동국제강 일가가 다시 일으켜 세운 철강기업들이다. 기술력과 노사합심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1981년도에 주력공장이 불에 탈 만큼 모진 노사분규를 겪은 동국제강은 1994년에는 노조 스스로 '항구적 무파업'을 선언했다. 올해로 27년째 무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을 '信通(신통)한 회사'라고 한다. 信賴(신뢰)하니 通(통)한다는 의미이다. 어느 기업들도 따라 하기가 어려운 '합심경영'이다.
이미지 확대보기"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속담과 닮아
7일 창업 67년을 맞은 동국제강은 어느 해보다도 활기차다. 인천 포항 부산공장은 풀가동 체제로 운영된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예상하고 있다. 기업신용등급도 투기등급(2014년)에서 이제는 투자적격등급으로 상향되는 등 A등급을 기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동국제강은 2014년도부터 최근까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아 계열사 매각과 합병을 해야만 했다. 본사건물도 매각했다. 장 부회장은 "팔 하나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강인한 의지를 표출했다. 약 4년에 걸친 위기탈출을 위해 동국제강은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부문은 과감히 퇴출시키는 구조조정을 했다.
반면에 컬러강판 부문은 장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선제적인 신증설을 단행했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세계 1위의 컬러강판 생산기업으로 우뚝 일어섰다. 국내외 경쟁사의 증설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타사에 비해 더 높아졌다.
고객 평가가 나쁘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시대에 'ESG경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요즘 동국제강이 또 주목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친환경과 사회공헌 그리고 지배구조가 모범적이기 때문이다. '철을 통해 문화발전에 기여한다'는 동국제강의 경영이념은 이미 1977년도부터 실천되고 있다. 그 속에는 타 기업이 벤치마킹 할만한 ESG방향이 모두 담겨 있다.
친환경 전략은 "단돈 100만 원만 있어도 첨단 설비에 투자한다"는 경영철학 자체로 대변된다. 1975년도를 소환 한다면 동국제강의 기업정신을 잘 알게 된다. 그해 7월 고 장경호 창업자는 사재 30여억 원(현재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000억 원 규모)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 재원으로 불교방송이 탄생했다. 3세대로 이어진 동국제강의 오너들은 송원문화재단을 통해 디펜딩, 사회안전망, 사회적 빈곤층, 이공계 장학사업, 문화예술, 자연과학계 지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체 사원이 참여하는 가운데 조용히 전개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신뢰하니 통한다"…27년간 무파업 '신통회사'로 불려
장세주 회장은 "장씨가 아닌 인물이 회장이 되어도 기업이 잘되어야 한다"고 할 만큼 인재등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회장에 취임하기 이전 박태준 전 총리를 찾아가 "동국제강을 초일류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회장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던 일은 철강업계의 유명한 일화다.
동국제강 고 장상태 회장은 "남이 잘하는 것을 배워 내 것으로 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자주 강조했다. 공수(攻守)도 중요하지만 수성(守成)을 잘 하라는 교훈을 후대 경영자들이 잘 실천한 까닭인지, 국내 철강업계 중 주인이 바뀌지 않은 몇 개 안되는 기업 중에서 동국제강은 단연 돋보인다.
잘하는 것과 잘 지키는 것, 그 중심에는 전체 사원과 함께 도전하는 화합이란 합창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걸핏하면 노사분규를 일으키는 타 산업계의 현실은 4세대 경영으로 이어가는 동국제강의 모습과는 그 본질이 다르다. "신뢰하니 통하더라"라는 동국제강의 경영문화가 돋보이는 이유다.
김종대 글로벌 철강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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