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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號, 스판덱스 없어 못 파는 금값 되자 ‘휘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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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 조현준號, 스판덱스 없어 못 파는 금값 되자 ‘휘파람’

브라질에도 스판덱스 공장 증설...경쟁업체 추격 못하는 '스판덱스 초격자' 가속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사진=효성그룹
조현준(53·사진)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이 최근 스판덱스 수요 급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운동복 주재료로 사용되는 스판덱스가 최근 품귀현상이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스판덱스 수요 급증으로 재고 물량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져 스판덱스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두 배 이상 오른 ‘스판덱스’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스판덱스, 중국 수요 급증으로 가격 급등세

한국무역협회와 화학섬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스판덱스 수출 가격은 t당 9700 달러로 지난해 7월(6000 달러)과 비교해 거의 50% 이상 올랐다.
특히 스판덱스 주요 원재료 부탄다이올(BDO) 가격은 지난해 7월에 비해 190% 오른 t당 3500 달러다. 또다른 주요 재료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7월 가격은 지난해 7월에 비해 90% 오른 3900 달러로 나타났다.

스판덱스와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최대 수요국 중국의 수요 급증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급증해 ‘애슬레저(athleisure: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운동복)'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애슬레저는 ‘운동’이라는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다.

이와 함께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운동 열풍이 불어 운동복 수요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따쉐 컨설팅은 올해 중국의 운동복 시장이 지난해에 비해 10.53% 성장한 546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동복에는 스판덱스가 최대 35% 첨가되는 만큼 운동복 수요가 커질수록 스판덱스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중국 등 해외 스판덱스 수요 급증에 따른 공급 부족이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중국 내 스판덱스 공장 가동률은 97%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그러나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스판덱스 재고 일수는 점점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평균 50일 수준이었던 스판덱스 재고 일수가 지난달 최저점 수준인 4일까지 떨어졌다. 이는 스판덱스 생산량에 문제가 생길 경우 4일 내 재고가 동이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도 스판덱스 수급 문제가 심각했는데 하반기에는 더 악화된 상황”이라며 “유럽과 남미에서 생산하는 스판덱스를 중국이 블랙홀처럼 모두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스판덱스 수요 증가세 이어질 전망

운동복 주재료인 스판덱스 품귀 현상이 상반기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스판덱스 수요는 올해 3분기 최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패션업계 1년 매출의 70%가 나오는 4분기를 앞두고 각종 의류 제품 주문과 생산이 8월부터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운동복 이외에 셔츠, 티셔츠, 보정속옷 등 일반 의류에도 밀착력과 편의성을 위해 스판덱스를 사용하는 추세여서 스판덱스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16~20% 수준이었던 보정 속옷의 스판덱스 첨가율은 최근 30~40%까지 올랐으며 내복 역시 5% 수준에서 최대 12%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와 함께 미국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11월 마지막 금요일로 미국에서1년 중 제품 할인 폭이 최대 인 날 )와 크리스마스 를 앞두고 의류 생산이 중국에서 본격 시작되면서 스판덱스 수요가 더 늘어나는 분위기다.

이처럼 스판덱스 수요 급증에 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효성그룹 계열 화학업체 효성티앤씨는 연일 휘파람을 불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전 세계 스판덱스 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효성티앤씨 전체 매출에서 스판덱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지만 영업이익은 90% 가까이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티앤씨는 연초부터 이어진 스판덱스 품귀 현상에 올해 2분기 387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며 "효성티앤씨는 올 한해 1조347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는데 이는 지난해 작년 실적의 4배"라고 평가했다.

조현준 회장 "현재 만족하지 않고 미래 투자로 스판덱스 초격차 만들어야"


스판덱스 품귀 현상이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조 회장이 그리는 ‘스판덱스 초격차' 확대전략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초격차는 경쟁업체가 따라올 수 있는 기술 격차를 말한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급증하는 스판덱스 수요에 발맞춰 해외공장 건설과 증설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효성은 내년 12월까지 3600만 달러(약 400억 원)를 투자해 브라질 남부 산타카타리나 스판덱스 공장 생산 규모를 1만t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이 끝나면 산타카타리나 공장 생산능력은 기존보다 약 2배인 2만2000t으로 늘어난다. 공장 생산규모 증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남미 의류 시장에서 가정용 의류, 애슬레저 판매가 증가하며 스판덱스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효성이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600억 원을 투자해 터키에 스판덱스 공장 증설을 결정한 것도 유럽내 스판덱스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은 누구나 두렵지만 그 힘겨운 첫걸음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역사가 된다”며 “세계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조 회장의 글로벌 경영전략이 빛을 내고 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