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천재 두뇌' 얻은 AI 로봇, '뭉툭한 손' 한계 넘는다… K-스타트업·삼성 '디지털 재주' 승부수

글로벌이코노믹

'천재 두뇌' 얻은 AI 로봇, '뭉툭한 손' 한계 넘는다… K-스타트업·삼성 '디지털 재주' 승부수

테솔로, 880g 초경량 5지형 로봇 손 'DG-5F-S' 공개… "휴머노이드 상용화 난제 해결"
삼성 '핸드 랩' 신설로 힘줄 방식 구동 도전… 2030년 1.3 원 규모 로봇 손 시장 정조준
로봇 그리퍼(Gripper) 전문 기업 테솔로(TESOLLO)는 무게 1kg 미만의 초경량 5지형 로봇 손 'DG-5F-S'를 공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로봇 그리퍼(Gripper) 전문 기업 테솔로(TESOLLO)는 무게 1kg 미만의 초경량 5지형 로봇 손 'DG-5F-S'를 공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달로 로봇의 '두뇌'는 이미 천재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실제 물건을 정교하게 다루는 '손'의 기술력은 여전히 투박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술진이 이를 돌파할 핵심 하드웨어를 선보였다.

18일(현지시각) 글로벌 기술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로봇 그리퍼 전문 기업 테솔로(TESOLLO)는 무게가 1kg에도 못 미치는 초경량 5지형 로봇 손 'DG-5F-S'를 전격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 로봇 제조사들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실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말단 장치(End-effector) 성능 개선에 사활을 거는 시점에 나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880g의 혁신"… 수치로 증명한 '인간 수준'의 정교함


그동안 휴머노이드 개발의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인 문제는 로봇 손의 '무게'였다. 손이 무거울수록 이를 지탱하는 팔과 어깨 관절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져 전체적인 균형과 에너지 효율이 급격한 하방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테솔로가 선보인 DG-5F-S는 전체 길이를 성인 남성 평균치인 21cm로 유지하면서도, 무게를 단 880g(약 1.94lb)으로 줄이는 구조적 해체를 단행했다.

이는 기존 모델인 DG-5F(1.4kg~1.7kg) 대비 절반 가까이 가벼워진 수치다. 가벼워진 몸체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다섯 손가락에 총 20개의 독립적인 관절(자유도, DoF)을 심어 손가락 한 개당 4개의 마디가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이를 통해 떨어뜨린 포도를 으깨지 않고 집어 올리거나, 1~2kg급 정밀 집기(Pinching)부터 최대 12kg에 이르는 감싸 쥐기(Enveloping)까지 광범위한 작업 스펙트럼을 확보했다.

삼성 '핸드 랩' 신설… '인체 모방형' 설계로 테슬라 정조준


국내 대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로봇 손을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미싱 링크(Missing Link)'로 규정하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래로봇추진단 산하에 '핸드 랩(Hand Lab)' 조직을 신설하고 인간의 손 구조를 모방한 '힘줄 방식(Tendon-driven)' 메커니즘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모터를 손가락 마디마디에 직접 박는 방식에서 벗어나, 팔뚝 부위에서 와이어를 당겨 손가락을 움직이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통해 손끝의 무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세한 압력과 질감을 감지하는 '촉각 센싱'을 결합해 테슬라의 '옵티머스' 등 글로벌 강자들과의 격차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에 이어 로봇 손 전담 조직까지 꾸린 것은 하드웨어와 AI를 결합한 '피지컬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2030년 1조3100억 원 시장… '서투른 로봇' 시대 저문다


시장조사기관 밸류에이츠 리포트(Valuates Reports)에 따르면, 전 세계 휴머노이드용 5지형 로봇 손 시장 규모는 연평균 10% 이상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8억7600만 달러(약 1조31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로봇 산업은 생성형 AI라는 강력한 뇌를 얻었지만, 현실 세계의 정교한 물리적 과제를 수행할 '손'이 부족해 대중화가 지연되는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테솔로는 이번 신제품의 가격을 기존 모델 대비 약 60% 수준으로 책정해 연구소와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드웨어의 경량화와 비용 절감이 로봇이 인간의 도구를 직접 사용하는 '진정한 휴머노이드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로봇 부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정밀 액추에이터 및 센서 기술이 로봇 손 분야와 결합할 경우, 중국산 저가 부품에 대응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로봇 손은 단순히 물건을 집는 도구를 넘어, AI가 현실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