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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산업시각] ‘자신감’ 박정원 회장, 임인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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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산업시각] ‘자신감’ 박정원 회장, 임인년이 기대된다

취임 7년차 2022년 신년사서 처음 사용
오너 4세 시작, 6년간 체질 개선 주력
구조조정 마무리, 성장으로의 전환 시작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2016년 4월 1일 회장 취임 첫 현장경영 일정으로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을 방문해 신한울 원전2호기에 설치될 저압터빈로터를 살펴 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2016년 4월 1일 회장 취임 첫 현장경영 일정으로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을 방문해 신한울 원전2호기에 설치될 저압터빈로터를 살펴 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이제 한층 단단해지고 달라진 모습으로 전열을 갖췄다. 더 큰 도약을 향해 자신감을 갖고 새롭게 시작하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지난 2일 2022년 임인년(壬寅年) 신년사를 통해 ‘자신감’을 언급했다.

2016년 3월 28일 취임식 후 올해로 여섯 번째 임직원에 전달한 신년사인데, ‘자신감’을 제시어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사부터 지난해까지 신년사를 채워왔던 단어는 재무건전성 강화, 수익구조 개선, 기본체질 개선, 디지털전환, 신사업 성장, 현장경영, 혁신기술 개발 등, 어떻게 보면 경영진을 포함안 임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것들이었다.
박 회장의 올해 신년사는 지난 6년간의 노력이 성과를 올려 전진을 위한 힘을 키웠음을 단적ㅇ로 보여준다.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긍정적 마인드로 더욱 공격적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는 이제부턴 박 회장이 그려내고자 하는 ‘새로운 100년 두산’의 모습을 두억 구체적으로 그려나가겠다는 자신과의 다짐이기도 하다.

첫 ‘原 두산 세대’ 총수…35년만 장자 승계


2016년 박 회장의 취임은 오너 4세 일가가 본격적인 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시작이기도 했다.

밀양 박 씨 부마공파(駙馬公派)가의 항렬은 승(承, 받들 승) - 병(秉, 잡을 병) - 용(容, 얼굴 용) 밑에 원(遠, 멀 원)자의 순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매헌 박두병 두산그룹 회장은 1962년 장손 박 회장이 태어나자 ‘遠’자는 글자가 어려워 아이들이 쓰기 힘들다며 원(原, 근원 원)자로 고쳤다. 이후 박 회장의 형제·사촌동생들도 ‘原’자 돌림을 썼다.

한자를 쓰기 어렵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름의 풀이와 운세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당시 세대의 풍습으로 미뤄볼 때 향후 손주들의 이름에 ‘멀다’는 뜻의 ‘遠’자가 들어가는 것보다는 ‘근원’이라는 뜻의 ‘原’이 더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의 명맥이 이어진다면, 그룹과 계열사를 이끌어갈 손주들이 그 때 즈음 두산이 출현한 근원을 생각하며 미래를 그려보라는 매헌의 바람이 담겼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두산 오너 4세 세대를 ‘原의 세대’로 부르는 배경이다.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두산그룹 오너 일가에서 장자가 경영권에 오른 것은 박 회장까지 세 번 째다. 1981년 이후 박용곤 명예회장 이후 무려 35년 만이었다. 박두병 창업 회장은 슬하에 6남 1녀를 두었는데, 이 가운데 박용곤 명예회장 이외에 숙부인 박용오‧박용성‧박용만 회장이 자리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국내 재계 최초로 전문경영인인 정수창 회장이 두 번에 걸쳐 두산을 이끌어왔다.

박 회장은 다른 총수들에 비해 회장 취임은 늦었을수도 있지만, 대신 경영능력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포목점 → 경공업 → 중화학공업 → ?


박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른 2016년은 두산그룹 창립 120주년이었다. 두산그룹은 동대문 시장 포목상 ‘박승직 상점’으로 시작해 해방 후 미 군정으로부터 일본인들이 운영했던 맥주와 음료 사업 등을 불하받아 경공업을 영위하며 초창기 두산그룹을 일으켰다.

이후 박용곤 명예회장 등 오너 3세들이 경영일선에 올라선 1990년대 초반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겼고, 2000년대부터 중화학공업으로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두산종합기계(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에 매각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미국의 밥캣(현 두산밥캣) 등 활발한 인수‧합병(M&A) 전략을 전개해 ‘인프라지원사업(ISB)’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국내 최초 100년 역사 기업 두산의 위상을 한층 강화시켰다.

그러나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벌어진 저유가 시대 도래에 따른 대단위 중공업 사업의 침체, 친환경 에너지와 4차 산업혁명으로 통하는 전혀 새로운 사업분야의 성장에 세계경제는 새로운 변화는 두산그룹의 또 다른 변화를 요구했다.

3세 오너들은 박 회장을 비롯한 오너 4세대 경영진들에게 이 임무를 맡기고 퇴진했다.

재무구조 개선 속, 신사업 투자 지속


박정원 회장 연도별 신년사 키워드이미지 확대보기
박정원 회장 연도별 신년사 키워드


박 회장은 2016년 취임사에서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혁신과 성장의 역사에 또 다른 성장의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두려움 없이 도전해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룹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신규사업 조기 정착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 ▲현장 중시 기업문화 구축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듬해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두산그룹에 새로운 위기를 안겨다 주었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책의 일환으로 환경 오염의 주범인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탈원전’을 에너지 정책의 기본 기조로 정하며 원자력 발전 터빈을 개발하는 유일한 기업인 두산중공업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어진 글로벌 석탄발전 투자를 반대 운동도 두산중공업의 입지를 좁혔다.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끊임없이 지원자금을 빨아들였던 두산건설의 사정도 나아지지 않았다. 두 회사의 어려운 상황은 박 회장이 당초 예상했던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성과를 내지 못했고, 생존을 위해 채권단과의 협약을 체결해야한 했다.

이후 두산그룹은 알짜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주력사업과 관련없는 돈이 되는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연력 구조조정 등을 실시하며 비용 절감에도 주력했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수소 경제시대에 맞춘 연료전지 사업과 협동로봇, 드론, 물류자동화 솔루션 등 회장 취임 초기에 첫 걸음을 떼기 시작했던 신사업이 지난해 수익화 단계로 접어들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바이오 등 또 다른 신사업에도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그룹’으로 도약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대표하는 호랑이띠 오너 경영인으로 박 회장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대외 공개하지 않은 2021년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200년 기업 두산의 지향점을 ‘친환경 에너지 그룹으로의 도약’이라고 제시했다고 한다.

구조조정을 마무리 한 첫 해인 올해, “세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는 그가 자신감까지 갖춘 만큼 두산그룹이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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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산업부장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