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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산업 시각] 임인년, 아는 것에서 성공 방법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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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의 산업 시각] 임인년, 아는 것에서 성공 방법 찾자

재택근무·전자상거래 등 언택트, 30년 전 대두됐으나
코로나19라는 계기 통해 일상화되자 사회적 충격파
알고 있는 변화 대응 방안 찾아 실천하는 한 해 돼야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 사진=삼성이미지 확대보기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 회장. 사진=삼성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신입사원이 도심에 있는 높다란 빌딩에 출퇴근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신입사원이 채용되면 으레 책상과 의자, 그리고 사무집기 세트를 마련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사무실에 개인별로 책상이 있을 필요가 없다. 최소한의 공동작업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제는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재택근무를 볼 수 있고, 심지어 해외 출장 도중에 떠 있는 비행기 안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사무실이 필요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위의 글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쓴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언급한 사회상의 변화의 한 대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한 지 올해로 2년이 됐다. 언택트(Untact·비대면)에 따라 재택근무, 지역 거점 건물 사무실에 마련한 공용 책상에서 근무하고, 근무시간도 직원이 선택할 수 있는 유연 근무제가 일상화하면서, 서울 도심 본사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관행도 많이 희석됐다. 위에서 언급한 글은 지금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다른 언급도 소개한다.

“상거래는 어떠한가. 물건이 필요할 때 전화로 주문하면 몇 분 내에 가정으로 배달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 상거래까지 등장했다. 이제 기업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공급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넓은 가게와 커다란 창고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미 배달만 하는 음식점도 생겨나고 있으며, 통신판매 전문업체도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무점포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온라인 쇼핑 매출액이 오프라인을 넘어선 지 오래됐고, 배달을 통해 상품을 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된 것과도 일맥 상충한다.
이 책은 고인이 1997년 동아일보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그해 10월에 발간한 것이다. 책이 나온 시기를 기준으로 하면 25년 전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글을 쓰기 위해 경험한 현상은 그 이전, 즉 30여 년 전부터였다. 아직은 전화선을 이용한 PC통신이 대세를 이루고, 인터넷 보급 초기 단계였을 때, 이미 이 회장이 전망했을 만큼 재택근무, 전자상거래 등과 같은 단어가 유행했었다.

정보화는 실물이 필요 없는 '무실물(無實物)의 시대'를 실현했다. 이 회장은 정보화가 인류사회에 가져다주는 효과는 실로 막대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비용 절감 효과다. 서류 작성, 사무실 임대, 가게 인테리어 작업에 소요되는 실물 투자를 거의 생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효과는 기업 경영이 시공(時空)을 초월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4차원 경영을 통해 얻어지는 시장, 고객 정보와 빠른 의사 결정은 기업에 기회 선점은 물론 발빠른 환경 대응력을 가져다준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국내 주요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배경 중에는 그동안 축적해 온 정보화 노하우 덕분이었을 것이다.

이 회장의 예측력에 대해 놀라움을 추켜세우려는 게 아니다. 변화의 방향을 30여 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가시적은 성과는 이제야 보게 되었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된 개념을 눈으로만 보고 치부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제가 되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의 도가니로 빠지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삼성은 수혜를 입긴 했으나, 이 회장의 선견지명도 지금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데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뭘 해야 할지 알지만, “OO 때문에”라는 책임 전가 심리, “지금 이대로만 가면 되는데 왜 변해야 하지?”라는 거부감, “나 혼자 해봤자 안돼”라는 소극적 자세 등이 합쳐진 결과가 아닐까 한다.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음력 설날부터 진짜 임인년(壬寅年)이 시작되었다. 각 기업은 조직개편, 인사 혁신을 통해 도약의 한해를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출발했다. 그러면서 혁신과 변화를 위한 방법론을 구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려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그동안 알고 있었던 옳은 방법, 실천을 주저하게 만든 방법들을 정리해 추진하는 게 어떨까. 늦어도 내년부터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니 기업들은 올해에도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따라서 실행해야 할 시간이다. 고민만 하다가 승리의 적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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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산업부장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