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러‧우크라 전쟁 2개월 이상 되면 피해 본격적
美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시행에 韓 예외국 인정 못받아
정상적인 교역 갈수록 어려워져, 정부 늦은 대처에 한숨만
美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 시행에 韓 예외국 인정 못받아
정상적인 교역 갈수록 어려워져, 정부 늦은 대처에 한숨만
이미지 확대보기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주일을 넘겼다. 양과 질 모두에서 군사력을 압도하는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가 금새 무너질 것 같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당연한 얘기지만,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어찌됐건 간에 전쟁은 빨리 끝나는 게 좋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상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되도록 빨리 전쟁이 마무리되길 희망한다. 일주일만에 피해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시간이 갈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피해 측정은 얼마나 될까. 기업들인 2개월 후부터 기업만의 피해를 넘어 세계 경제가 위축돼 대한민국 전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전쟁이 2개월 안팎 중기전이 된다면 피침략국은 적지 않은 사회간접자본(SOC)이 파괴되어 일상적인 경제생활이 마비되고, 침략국 또한 전비 조달 부담으로 자금사정이 나빠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상승의 압력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세계경제는 1~2%의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것이다.
가장 암울한 전망인 전쟁이 2개월을 넘어 장기화하는 경우다. 이러면 세계경제는 저성장의 문제 뿐만 아니라 과거 1970년대 있었던, 또는 2000년대 초반 걸프전 당시 겪었던 에너지 파동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경제학자들은 특히 금융부문의 일대 위기를 염려한다.
여기에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극복의 일환으로 각국 정부가 자국에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느라 경제적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가까스로 회복되고 있는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업들은 이같은 예상에 따라 러시아 등 동부유럽 지역 사업계획을 재점검하는 한편 상대국 거래 기업의 안전 유무와 거래 지속, 대금 회수 여부 등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제적 보복조치로 인해 지금이라도 교역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스위프트로 배제로 인해 수출대금 회수는 물론 수입대금 송금 등이 중단되거나 우회 루트를 통해야 하는 만큼 비용 증가도 기업들에게는 타격이지만, 전략물자 수출통제는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와의 교역을 이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략물자 수출통제는 국가 안보, 적의 군사적 잠재력에 기여할 수 있는 물자 및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제도다. 여기에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제품이라도 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의심이 들면 전략물자로, 각국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거래를 할 수 있다. 허가 없이 수출했다가 적발되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엄청난 벌금과 제재를 받고, 꼬리표가 한번 붙으면 재기도 불가능하다.
미국의 수출통제 발표 후 EU와 서방국가들이 동참하고 있고, 한국 정부도 참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사실상 미국의 해석에 따라 결정되는 제도다. 과거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리비아에 수출한 제품의 균형을 맞춰주는 공작기계가 미사일 제조에 활용되었다는 미 정부의 발표 후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던 사례도 있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대 러시아 수출통제를 위해 꺼낸 조치인 해외직접제품규제(FDPR)는 미국 밖의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 설계를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한 제재조항이다. 기본적인 전랼물자 통제 제도보다 더 강력하다. 대상 품목은 ▲전자 ▲컴퓨터 ▲정보통신‧정보보안 ▲센서 및 레이저 ▲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및 추진 등이며, 세부 품목으로 분류하면 다수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이다.
그런데, 한국은 FDPR 적용 예외국가에 포함되지 못했다. 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 취임 후 첫 국정연설에서 푸틴과 러시아를 비판하면서 경제제재 시행 국가들 가운데 한국을 언급하기까지 했는데 정작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해당 품목을 러시아에 수출할 때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로부터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당장의 피해도 크지만 무역거래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조치가 시행되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면서 “이럴 때 우리 정부가 목소리를 내서 국내기업들의 수출 활동의 운신 폭을 늘려줘야 하는데, 오히려 미국의 전략물자 적용 예외대상에서 빠졌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분노를 표했다.
기업들이 전쟁을 대비해 각종 가능성을 안고 시나리오 경영을 추진해도 이런 규제가 자꾸 생긴다면 아무 효과도 거둘 수 없다.
이미지 확대보기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