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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바이오·IT에 450조원 투자...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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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바이오·IT에 450조원 투자...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승부수

미래먹거리 팹리스·파운드리에 대규모 투자, 제2의 삼성전자 만들어내나
건설 중인 4공장 이어, 5·6공장까지 증설...바이오시밀러 압도적 1위 목표

삼성이 24일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등 3대 분야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일(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이 24일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등 3대 분야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일(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방문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이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등 미래먹거리에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80%에 달하는 360조원은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 등 국내에 집중 투자된다.

24일 삼성은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삼성의 미래 준비'란 자료를 통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주말 방한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이후 단 3일 만에 투자를 결정함으로써 '한·미 반도체 동맹'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은 반도체·바이오·신성장IT 등에 5년간 그룹차원에서 45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지난 5년간 삼성이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이 더 늘어난 규모다. 이중 80%에 달하는 360조원은 국내에 전액 투자된다.

삼성 측은 "미래먹거리와 신성장 IT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국가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사회 전반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핵심사업과 관련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삼성이 24일 450조원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이 24일 450조원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주력산업인 반도체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초격차' 경영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30여년간 축척해왔던 메모리 강자로 군림해온 '삼성' 브랜드를 한층 더 단단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신소재·신구조 등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첨단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선제적이면서도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고성능·저전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5G·6G 등 초고속 통신반도체 등에 필요한 팹리스(설계)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는 외부로부터 받아들이는 자극을 데이터로 받아들여, 두뇌처럼 분석하는 반도체를 말한다.

또한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는 차세대 생산기술인 3nm(나노미터)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함으로써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다시 한 번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의 이번 투자계획과 관련 팹리스와 파운드리에 대한 투자계획을 주목했다. 삼성이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팹리스와 파운드리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돼서다. 삼성전자는 전체 반도체 매출 중 70% 이상이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 “팹리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로 나설 경우 또 하나의 삼성전자가 탄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투자가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면 '바이오' 분야 투자는 미래먹거리에 관련돼 있다. 삼성은 바이오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주력으로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및 시밀러(복제약)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생산능력 향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에 이어 5,6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CDMO 분야에서 압도적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바이오시밀러 위주의 파이프라인을 고도화해 글로벌제약사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24일 450조원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사진은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이 24일 450조원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했다. 사진은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차세대 IT분야에도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7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인공지능 센터를 활용해 선행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인재영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해 글로벌 IT선도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이미 반도체를 비롯해 모바일 기기, TV, 가전 등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중이다. 또한 ‘삼성 AI(인공지능) 포럼’을 통해 혁신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5G와 6G로 일컬어지는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는 초격차 전략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6G는 5G보다 50배 빠른 기술로 초격차 혁신 기술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관련 “차세대 이동통신은 기술전환 뿐 아니라 미래 신산업의 핵심기술”이라며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기술개발과 국제표준 선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위기 때마다 과감한 투자로 승부수를 던져왔던 도전정신이 다시 발휘된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2019년 4월 133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글로벌 1위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도 향후 3년간 240조원대의 투자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과거에도 성장이 정체되면 치밀한 분석을 거쳐 그룹 차원의 사활을 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실현시켜왔다”면서 “이번 450조원대의 대규모 투자계획 역시 이재용 부회장이 과거 밝혔던 ‘뉴삼성’으로의 도약이자, 새로운 삼성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stj0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