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6일 산업부와 기획재정부에 7~9월(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해 직전분기 대비 kWh당 3원 인상을 요구했다. 산업부와 기재부는 한전의 인상안을 토대로 전기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친 뒤 20일 자정까지 최종안을 다시 한전으로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제도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부터 연료비 연동제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연료 원가를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도입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사실상 '동결'에 머무르면서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33.8원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물가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는 다시 전기요금을 '동결'로 억눌렀다.
한전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하면서 요금의 현실화를 위해 요금체계 전면 개편을 함께 건의했다. 특히 연료비 조정단가의 상·하한 폭을 확대하고 비상시 '유보' 등의 조치로 회수하지 못한 연료비 미수금 정산도 함께 요청한 상황이다.
한전의 이 같은 건의는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적자 수렁'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전은 출자지분·해외 발전소 등 1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재무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한전의 올해 누적 적자액이 3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등의 우려가 감지되자 전기요금 인상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날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요금 인상보다 인상의 폭이 중요하다. 전기요금 인상은 당연히 불가피하다"며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다른 제도도 필요하고, 한전의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2차관은 "다만 정부로서는 전기요금 인상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고물가 상황에 처해 있는 현실이 딜레마"라며 "물가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윤 정부의 국정 목표와도 충돌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태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h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