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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기업들, 일본서도 영향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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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기업들, 일본서도 영향력 커진다

LG엔솔, 혼다·토요타 등과 협력
삼성SDI, 2008년부터 SRJ 협업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로고. 사진=로이터
한국배터리 기업들의 일본 기업 진출 규모가 커지고 있다. 과거 단순히 제품에 자사 배터리 제품을 공급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규모 면에서 커졌다는 분석이 나옴과 동시에 일본 시장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해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완성차 업체 토요타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연내 배터리 공급 업무협약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얼마 전에는 혼다와 함께 미국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뿐만 아니라 이미 삼성SDI는 예전부터 일본 업체 또는 연구소와 협력하며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특히 이 부분은 삼성SDI가 가장 빨랐다고 평가받는다.

삼성SDI는 지난 2008년 삼성종합기술원 일본연구소(SRJ) 등과 협업하면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삼성SDI는 설비와 생산 공정을, SAIT와 SRJ는 전고체 설계 및 활물질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삼성SDI는 지난 2013년 일본 업체와 함께 현지 중저가 전기자전거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제품에는 자사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갔고 기존 전기자전거와 주행거리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40%나 저렴해 현지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한국배터리 기업의 일본 진출은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중심으로 봐야 할 것은 규모가 커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일본 제품에 자사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의 소규모 단위로 진행되었지만, 최근에는 합작 공장을 짓는 등 일본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사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사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 배터리 업체는 커지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함께 성장하며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지난 2015년 발표한, 전 세계에 출하된 전기차에 채용된 배터리의 용량과 제조사별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일본이 약 6.3GW, 71%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3사를 합쳐 1.5GW로 시장점유율이 17.3%로 집계돼 2위를 기록했다.

배터리 제조사별로는 일본의 파나소닉이 2.7GW 30.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일본의 닛산자동차와 NEC의 합작사인 AESC가 1.6GW에 17.7%로 2위, 3위는 토요타와 파나소닉의 합작사인 PEVE가 1.4GW 15.1%로 집계됐다. 한국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각각 4위(10.8%), 7위(4.5%), 8위(1.9%)로 중위권이었다.

현대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하지만 현대차·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이 전기차를 내놓고 이에 맞춰 국내 배터리 3사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대규모 투자 등을 병행하며 성장하면서 일본 배터리의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실제 올해 8월까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한국계 3사는 점유율 25%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위를 유지하였고, SK온과 삼성SDI는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5, 6위에 올랐다. 반면 파나소닉을 포함한 일본계 업체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SNE리서치는 이에 대해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들의 판매가 주요인"이라며 "SK온은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 등이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했고, 삼성SDI는 아우디 이트론, BMW iX 등의 판매 증가가 주로 작용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ID.4, 포드 머스탱 마하-E의 판매 호조와 더불어 테슬라 모델 Y의 판매 증가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업체가 가진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풍부한 현지 공장 운영 경험 등이 장점으로 작용해 이 같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세계 배터리 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배터리 업체가 경쟁에서 밀려나 최근 이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벌어진 격차를 다시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