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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현대로템 K2 생산 놓고 지역 갈등…글리비치 노조 생산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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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현대로템 K2 생산 놓고 지역 갈등…글리비치 노조 생산 난색

글리비치 소재 부마르-라베디 노조 채임자, 현지 언론 인터뷰서 주장
포즈난 생산시 공장건설, 인력양성 비용 증가에 납기도 10년 늦어져
후보지 물색부터 배제 “정치적 결정” 유일 전차 생산업체 생존 위기

폴란드 수출용 K2흑표전차. 사진=현대로템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수출용 K2흑표전차. 사진=현대로템
최근 폴란드 정부가 현대로템의 K2 흑표전자의 자국 생산지역을 서부 포즈난(Poznan)으로 결정한 데 대해 기존 기존에 전차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서남부 글리비체(Gliwice) 지역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지역간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 와이보르차(Wyborcza) 보도에 따르면 글리비체에 기반을 둔 방산업체 부마루-와벤데(Bumar-Łabędy) 노동조합은 “포즈난은 전차를 생산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 결정은 정치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폴란드 정부는 한국과 군사장비 공급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의 K2 전차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한 현대로템으로부터 180대를 직구매하고, 나머지 820대는 폴란드 버전인 ‘K2PL’을 폴란드 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 폴란드 국영방산그룹인 PGZ는 10일(현지시간) K2 전차를 폴란드 서부도시 포즈난에 위치한 군용차 생산기업 ‘WZ모트’(WZMot)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현지 생산시점은 2026년부터다.

이에 대해 부마루-와벤데 직원들은 놀라움과 함께 씁쓸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즈지스와프 골리제프스키(Zdzisław Goliszewski) 노조 책임자는 와이브로차와의 인터뷰에서 “글리비체에 기반을 둔 부마르-와벤데가 폴란드에서 유일하게 전타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이며, 전후 폴란드 역사에서 생산된 모든 전차는 글리비체에서 생산됐다”고 주장했다.

골리제프스키 책임자는 “이번 결정에 분개하는 것은 우리의 야망을 해친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납세자의 돈과 우리나라의 안보에 관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최전선 국가이고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장비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마르-와벤데는 기술 문서, 필요한 재료 및 부품을 받는 즉시 새 전차 생산을 시작할 수 있지만 포즈난(WZ모트)은 이를 생산해보지 않았다”면서, “그곳에서 생산한다면 처음부터 새로운 공장을 건설해야 하며, 여기에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글리비치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K2 전차를 생산할 경우 군에 납품하기까지의 깐이 최대 10년간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은 빠르게 지을 수 있지만 생산에 필요한 기계설비가 도입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생산 노하우를 갖춘 전문 직언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골리제프스키 책임자는 “부마르-와벤데는 공장과 함께 장갑 장비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자체 훈련장을 갖추고 있다”며, “반변 WZ모트 포즈난 공장은 도심에 위치했고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있어 공장을 확장할 수 있는 여력도 없다”고도 했다.
골리제프스키 책임자는 PGZ가 K2전차 생산 위치를 결정할 때 (후보지역에서) 글리비치를 생략한 실질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효과적인 로비와 정치”가 결정적인 것이었다고 의심했다. “실레지아(Silesia)에는 우리 지역의 기업을 돌볼 정치적 대표가 없다. 노조는 싸우고 있지만 실레지아의 국회의원들 모든 선택권에 관심이 없으며 이로 인해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부마르-와벤데 직원들은 여전히 ​​PGZ의 계획이 변경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골리제프스키 책임자는 “이는 글리비치 공장이 전차 생산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라면서, “우리 직원이 줄어들고 있다. 이번 기회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5년 후에는 직원간 세대 차이를 메울 수 없을 것이며, 경험 많은 직원도 떠나 신입사원을 교육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생산 지역 문제는 폴란드 정부와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관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회사측은 향후 현지 생산 문제가 달려 있는 만큼 “폴란드 내 상황을 지켜보고는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