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글로벌 브랜드 준비중…내년 3월 콘엑스포서 공개 예정
‘현대’ 유력하지만 듀얼 브랜드 전략 유지 방침에 아닐수도
사명 변경도 유동적, 그룹 브랜드 구축 완료에야 가능할 듯
‘현대’ 유력하지만 듀얼 브랜드 전략 유지 방침에 아닐수도
사명 변경도 유동적, 그룹 브랜드 구축 완료에야 가능할 듯

1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제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단 내년 3월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건설기계 전시회인 ‘콘엑스포’(ConExpo-Con/Agg 2023)에서 첫 선을 보일 계획이며, 국내는 이보다 앞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 브랜드는 ‘스마트 건설 솔루션’이라는 비전을 담은 것으로 여러 가지 상징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다. 이와 관련, 현대제뉴인 측은 “브랜드 작업을 진행중이며,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인데 일단 두산은 쓰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기계와의 연결성을 위해 ‘현대(Hyudai)’를 내세우는 방안이 유력해 보이지만, 양사의 독립성을 중시할 경우 다른 이름이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실제로 인수 직후 현대제뉴인은 브랜드 통합은 양사 영업, 전략 등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당분간은 듀얼 브랜드로 독립 운영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사명에서 소비자 인식도가 높은 ‘현대’와 ‘두산’이 겹치면서 바이어를 포함한 고객들이 혼선을 빚은게 사실이다. 건설기계는 B2B(기업간) 제품이지만 개인 사업자 또는 중견‧중소 전문 기업들의 구매 비중이 높고, 이들 고객은 특정 브랜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던 탓에 대우중공업 또는 두산인프라코어 제품에 익숙한 이들은 현대 브랜드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명이 아닌 새로운 이름이 담길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인수된 지 2년째를 맞이하는 만큼 더 이상 두산 브랜드를 고집할 이유도 없어졌다. 내년부터 건설기계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전동화와 자율주행이 본격화할 전망이며,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콘엑스포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 솔루션인 ‘컨셉트엑스(Concept-X)’의 현재까지 결과물을 데모 시현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관련 제품군도 대거 출품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다만, 이번 브랜드 변경이 사명 변경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명을 결정할 그룹 지주사인 HD현대도 올해 사명을 바꿔 그룹 이미지 구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이 계획에 맞춰 현대두산인프라코어 회사명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해 현대제뉴인 아래에 있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따로 또 같이 양사간 합병은 당분간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현대주공업이 현대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와 같은 구조로 운영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양사의 제품 라인업은 중첩되는 부분이 많지만 대형자이, 특수장비, 굴절트럭 등 각사가 차별화 한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상호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중첩되는 부문은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 공유하고, 원자재와 부품 등을 통일해 생산 효율을 높이며, 디자인 등 부서를 통폐합하는 등 조직간 융합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합병보다 나은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