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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손잡은 포드…파트너사 SK온 입지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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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손잡은 포드…파트너사 SK온 입지 흔들리나

IRA 회피 위해 포드가 지분 100%, CATL는 배터리 기술·노하우만 전달
LFP vs. NCN 배터리주도권 경쟁 해석도…LG·삼성·SK, 대응책 마련해야
포드와 SK온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조감도. 사진=포드이미지 확대보기
포드와 SK온의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조감도. 사진=포드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의 CATL이 미국의 완성차업체 포드와 미국 미시건주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설립키로 결정하면서 포드의 배터리파트너였던 SK온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미시건주에 25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신규 투자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포드의 미시건주 배터리 생산공장의 공정방식이다. 포드는 해당 공장에 LFP(인산철) 방식의 배터리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CATL이 배터리 제조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 정부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규제를 피하면서 주정부의 세제혜택 등을 제공받기 위해 신규 생산공장의 지분은 100% 포드가 갖고, 배터리 제조공정 및 노하우를 CATL로부터 들여오는 방식이다.

현재 포드는 SK온과 합작법인(블루오벌SK)을 설립하고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신규 배터리공장을 건설 중이다. 북미에서 생산되는 자사의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에 완성차 및 배터리업계에서는 포드와 SK온의 관계를 '파트너'로 명명했다. 동등한 위치에서 맞손을 잡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포드가 CATL을 새로운 배터리 공급처로 추가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 정부의 IRA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적 투자방식을 채택하면서 논란도 예상된다. 실제 포드와 CATL은 미시건주가 아닌 버지니아주에 생산공장 건립을 검토했지만, IRA 규정을 근거로 버지니아 주정부가 관련프로젝트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포드와 CATL의 전략적 제휴를 위협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드가 IRA 규제를 회피하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임으로써 GM과 스텔란티스 등 북미지역 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미국에서도 중국 배터리사 제휴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포드는 SK온과 지난 2021년 5월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연간 약 60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포드이미지 확대보기
포드는 SK온과 지난 2021년 5월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연간 약 60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포드

특히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공급망 혼란을 겪은 상황에서 생산단가가 비교적 낮은 LFP 배터리가 북미 전기차 시장의 대세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우려했다.

SK온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한 반응이다. 포드가 CATL과 손잡고 미시건주에서 대규모 배터리 제조에 나설 경우 블루오벌SK를 통해 납품해야 할 SK온의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포드의 배터리 파트너였던 SK온이 향후 여러 공급처 중 하나로 격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드가 신규 파트너로 CATL를 선택하면서 당장 SK온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상은 LFP배터리가 아닌 NCM(삼원계)배터리를 주력으로 삼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충격을 입을 수 있다"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미시건주가 일자리 확대 및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 포드·CATL의 투자계획을 받아들였지만 미 정부의 IRA 규제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미 상무부가 세제혜택을 주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포드와 CATL의 파트너 관계가 무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