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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악명 높은 노동쟁의 끝…포틀랜드 항구 컨테이너 물동량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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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스틸스토리] 악명 높은 노동쟁의 끝…포틀랜드 항구 컨테이너 물동량 반등

포틀랜드 항구는 노동쟁의를 끝낸 후 컨테이너선 물동량을 회복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틀랜드 항구는 노동쟁의를 끝낸 후 컨테이너선 물동량을 회복했다. 사진=로이터
지난 3년간 포틀랜드항을 통과하는 컨테이너선 선박 물동량이 다시 증가했다. 항구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근본적으로 차단했던 노동쟁의를 벗어난 놀라운 회복력이다.

포트 수치에 따르면 포틀랜드의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지난해 포틀랜드를 드나드는 17만1000개의 20피트 컨테이너에 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1990년대 포틀랜드가 기록한 최고 활동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파괴적이었던 노사분규 직전의 컨테이너 물동량과 대략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포틀랜드의 분쟁이 회복되는 조짐이다.

포틀랜드의 복귀는 수년간 이어진 보수공사와 다른 서해안 항구들에서 혼잡성이 증가하면서 숨통이 틔었다. 화주들이 포틀랜드를 다시 선택했다는 의미이다.

포틀랜드에 컨테이너 선적이 다시 회복된 일은 크레인 기사, 래셔, 운전사, 점원으로 고용된 수십 명의 노동자들에게는 가장 반가운 소식이다. 이 지역의 수입업자와 수출업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다.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포틀랜드 항구는 미소가 나오기 시작했다.

포틀랜드는 2015년 항구의 터미널 운영사인 ICTSI 오리건과 국제 롱쇼어와의 사이에 창고 연합 간의 분쟁으로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다. 노조와의 분쟁은 2012년에 발생한 싸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노조가 냉장 컨테이너의 플러그를 뽑자, 이를 감시하는 것에 책임이 있느냐를 두고 싸움이 벌어졌다.

단 두 개의 일자리가 직접적인 쟁점이 됐지만 노조는 ICTSI의 갑질 경영 행태를 고발했다. 그러자 터미널 운영자는 원양업자들의 고의적인 업무 지연을 고발하면서 분쟁은 더 크게 확산됐다. 항구의 활동은 거북이처럼 느려졌다. 주요 선사들은 하나둘 씩 빠져나갔다.

컬럼비아강을 따라 이어진 북 포틀랜드 컨테이너 터미널 대부분은 4년 동안 유휴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항구는 일자리가 대폭 떨어져 나갔다. 노스웨스트 회사들은 자사의 제품을 트럭 운송이나 철도를 이용해서 다른 항구로 보냈다.

포틀랜드항의 ICTSI와 롱쇼어 노조는 수년간 법적 분쟁에 휘말려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포틀랜드항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터미널 운영자를 대체했다. 2020년부터 포틀랜드를 통한 주간 컨테이너 선적을 재개하기 위해 한국 해운사 SM라인을 영입했다.

초기에는 미미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자 상황은 전환되기 시작했다. 대유행 기간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는 사람들이 TV와 러닝머신, PC, 옷가지 등을 사기 시작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의 주요 항구들은 엄청난 양의 물동량이 쌓이기 시작했다.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 어려웠다. 2021년에는 로스앤젤레스 해안에서 수십 척의 컨테이너선이 멈춰 서서 하역을 위해 정박지가 열릴 때까지 며칠에서 몇 주 동안 기다려야 했다.

화주들은 화물을 옮길 다른 항구를 찾기 위해 앞다투어 움직였다. 그리고 일부 화주들은 파업으로 공허했던 포틀랜드 항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공급망 문제는 포틀랜드 항구로 화주들의 눈을 돌리게 했다. 한국의 SM라인은 포틀랜드에서 주간 통화를 막 재개했고, 다른 해운사들도 넘쳐나는 제품을 배 위와 배 밖으로 빠르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렇게 포틀랜드 항만은 간헐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화주들은 포틀랜드 항만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만족했다. 그리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전화로 예약하는 사태로 번졌다. 포틀랜드 터미널 6은 현재 2020년보다 매일 50명의 장거리 노동자를 더 고용하고 있다. 지역의 기업들은 집 근처에 또 다른 운송 옵션을 가지고 있다.

포틀랜드항은 서해안의 항구들에 비해 작은 운영자로 남아있다. 시애틀과 타코마의 터미널은 연간 1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정기적으로 처리한다. 롱비치와 로스앤젤레스의 거대한 컨테이너 야드는 2022년에 각각 거의 1000만 개를 처리했다.

포틀랜드에 도착하는 대부분의 컨테이너 운송은 북서부 어딘가로 향하지만 컨테이너의 4분의 1은 철도를 통해 시카고, 캔자스시티 또는 멤피스로 운송되고 있다.

빈 컨테이너는 다시 돌아온다. 이 컨테이너는 노스웨스트 기업들이 아시아로 향하는 자체 제품으로 채울 수 있다. 따라서 태평양을 가로질러 자사 제품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었던 지역적인 컨테이너 부족을 이제는 완전히 해소했다.

포틀랜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 2년간 3배로 증가했다. 코로나19 봉쇄에서 벗어나면서 냉각되고 있는 세계 경제와 중국의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포틀랜드 항구 역시 올해의 큰 성장을 기대하지 않는다.

포틀랜드 항구의 익명의 관계자는 "지금 환태평양 무역의 모든 것이 부드러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장기적으로 항구가 포틀랜드에서 한국의 SM라인과 같은 두 번째 해운사와 파트너십 체결을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그렇게 되면 포틀랜드 항구는 미래 성장을 위한 확고한 기반이 조성되고 모든 노사분규가 과거로 돌아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노동생산성이 매우 높고 드라마가 없다"면서 "한국의 SM라인을 도입하여 포틀랜드 항만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다른 해운사와 화주들에게 포틀랜드의 이미지를 각인 시켜주는 데 매우 중요했다"고 말했다.

노사분쟁이 만든 4년여의 항만 유휴사태는 이렇게 벗어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김종대 글로벌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