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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 대박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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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 대박 터트렸다"

전기차를 앞세운 현대차 돌풍이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
전기차를 앞세운 현대차 돌풍이 미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오징어 게임, 기생충, BTS에서 김치, 비빔밥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는 이제 미국의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미 주류 언론의 하나인 LA타임스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시켰다. 바로 한국 자동차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는 일본이나 독일차를 사기 어려운 미국 소비자들에 의해 선택돼 온 저가의 대용품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산 자동차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한국 자동차들은 최근 멋진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분석가인 제시카 콜드웰은 “현대, 제네시스, 기아는 모두 현대차 그룹에 의해 만들어진 자동차들이다. 이들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들과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 부문에선 일본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너무 나간 것이 아니냐고? 뛰어난 디자인과 판매량을 자랑하는 현대의 전기 자동차 부문은 확실히 일본을 뛰어넘었다. 물론 이는 일본 스스로 초래한 면도 없지 않지만. 콜드웰은 “현대차의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가 특히 눈에 띈다. 그들은 테슬라가 수년 전에 했던 것처럼 소비자들의 고개를 돌아가게 만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약진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전기차 부문에서 너무 뒤처져 있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토요타는 최근 경영진을 교체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영진의 혼란과 직원들의 동요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59%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전기차 판매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현대와 같은 새로운 모델과 새로운 차체 디자인을 가진 회사들은 이제 일론 머스크 등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기준가 4만8000달러(약 6240만 원) 안팎의 소형 전기 SUV 아이오닉5와 기아 EV6를 출시됐을 때 2022년 1~3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총 3만7000대였다. 아이오닉 5와 EV6는 같은 플랫폼에서 나란히 포드 머스탱 마하-E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한국 브랜드들은 테슬라의 아성을 위협하는 최고 도전자 자리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그들의 가격은 더 유리한 위치를 제공해 줄 것이다. 그러나 잘나가던 현대차·기아에게도 복병이 등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심술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3690억 달러 규모의 기후 법안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으로 인해 미국에서 조립된 전기차만이 7500달러의 고객 세금 환급을 받을 자격을 갖게 됐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일본과 유럽의 모든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 매우 나쁜 소식이었다.

지난해 8월 바이든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후 IRA 조항은 즉시 발동됐다. 인플레이션 억제법이 통과되기 몇 주 전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 대표단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지지한다”고 한 말을 기억하는 현대차 임원들에겐 충격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이 사고 싶어 하는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것과 동시에 각종 미국 내 규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년을 보낸 후여서 더욱 그랬다. 호세 무노즈 북미 현대차 대표는 “솔직히 기쁘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현대차의 변화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6년 전 LA 타임스 기자는 서울의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빌딩을 방문했다. 커다란 로비에는 짙은 색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맨 나이든 남자들이 조용히 일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6년 만에 다시 이 빌딩을 방문하고서 매우 놀랐다. 로비는 서울의 유행가에 있는 큰 커피숍 같은 분위기로 변해 있었다. 젊은 남성들과 여성들은 카페 테이블에서 함께 앉아 K팝 음악을 듣고 있었다. 일부는 여전히 스포츠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넥타이를 매지 않은 회색 머리의 남자들과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인물은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다. 2020년 회장직에 오른 50대 최고 경영자는 회사 문화에 충격적 변화를 가져왔다. 그는 자동차 수리공장에서 시작한 현대 창업자 정주영의 손자다.

정의선 회장은 연구개발(R&D)을 전면에 내세운 경영쇄신을 통해 224명을 승진시키고 50세 미만을 고위직에 앉혔다. 이 같은 조치는 뚜렷한 연공서열 중심의 한국 조직 문화에 비추어 과감하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자동차에 ‘기초 기술’을 접목시켰다. 그 해 그는 모셔널(Motional, 로스앤젤레스에서 로봇 택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합작 회사를 설립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또 전기 항공 택시 회사인 슈퍼널(Supernal)을 설립했다.

2011년 현대에 입사한 존 서는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에서 현대 뉴호라이즌스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존 서가 이끄는 팀은 험한 지형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오프로드 차량에 다리 기능을 추가시키려 하고 있다. 존 서는 “신임 회장 체제 이후 현대의 문화는 다른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회사 문화를 바꾸어 놓은 정의선 회장.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의 회사 문화를 바꾸어 놓은 정의선 회장.


서울의 문화가 바뀌다

정의선 회장이 경영권을 장악하기 전 현대차는 순수 전기차 시장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뛰어들 것인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당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하이브리드에 주력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주행거리에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일본차들은 소비자들이 짧은 거리 주행에는 배터리를 사용하고 장거리 주행에는 가솔린 엔진으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호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현대차 내부에도 경영진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현대차의 한 고위 임원은 “당시 어떤 사람들은 전기차 시대를 확신했고 다른 부류는 여전히 내연 기관 엔진을 고수했다”고 회고했다. 결정은 최고 경영자의 몫이었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에 올인하기로 결심했다.

핵심 결정은 자동차를 위한 전용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전에 현대 코나와 기아 니로 같은 자동차는 가솔린 엔진을 위해 개발된 후 전기차로 바꾼 것에 불과했다.

전용 플랫폼은 E-GMP라고 불였다. 다소 어색한 이름이지만 2030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165억 달러를 투자하는 약속이 담겨 있는 기술이었다. 그 고위 임원은 “우리의 비전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 전지, 배터리 등 전체 포트폴리오를 한꺼번에 갖는 것이다”고 말했다.

많은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그들만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테슬라는 고객들이 흥미로운 자동차를 원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은 설계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2021년 12월 아이오닉 5가 출시되었다. 예상을 깨고 빅히트를 쳤다. 디자인은 새롭고 신선했다. 현대스타일링그룹의 사이먼 로즈비 대표는 “기존 고객들을 너무 놀라게 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의 라인은 나이든 고객들에게 이 회사의 오래 전 수출품인 포니를 떠올리게 했다. 디자인을 주도한 로즈비는 “픽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과거와 현재의 조합인 셈이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위기와 기회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 6를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미식축구 팬들은 이미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TV광고를 통해 아이오닉 6에 익숙해졌다, 자동차 잡지 ‘Car & Driver’는 “강가의 바위처럼 매끄러운 공기역학적 세단이다. 아이오닉 5와 전혀 닮지 않았다. 곧 이어 출시될 아이오닉 7 대형 SUV는 또 다른 모델이 것이다”고 평가했다. 같은 틀에서 나온 온 것처럼 보이는 테슬라 자동차와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모든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해 엔진 화재 위험에 대한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다. 또 최근엔 현대와 기아 차량을 훔치기 위해 소프트웨어 결함을 이용하는 도둑 게이머들로부터 ‘소셜 미디어 도전’에 직면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미국 노동부와 미성년자들이 미국 공장이나 공급업체에서 일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제3자 인력 알선업체들은 지난해 현대차가 소유하거나 연결된 공장에 미성년 중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대변인은 “우리는 아동 노동법 위반을 묵인하거나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미국 인력 공급업체 네트워크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포함하여 즉각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런 정황들에도 불구하고 현대, 제네시스 그리고 기아의 전기차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자동차 잡지 ‘모터트렌드’는 아이오닉 5를 2023년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이 잡지는 또 정의선 회장을 자동차 업계 임원 파워 리스트 1위로 선정했다. (일론 머스크가 고작 42위라니 놀랍지 않나.)

테슬라는 전기차를 대중화시켰을 수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를 민주화해 스타일과 가격 모두 다양한 모델로 시장을 가득 채웠다. 현대의 전기차는 멋지고 화려하다고 모터 트렌드는 칭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2만 1700명의 미국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소법이 나오기 훨씬 전에 계획된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2025년 문을 열면 81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될 것이다.

현대와 기아는 미국 정부가 이미 미국 내에 큰 투자를 하고 있는 전기차 제조사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믿는 유일한 자동차 회사는 아니다. 유럽과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자국 정부 관계자들을 동원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잘 알고 있는 미 재무부는 3월 중 이들 회사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새로운 조세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 결정에 따라 한미 관계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