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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실적 한파 속에서 빛난 자동차·배터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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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한파 속에서 빛난 자동차·배터리·조선

현대차, 분기별 판매량 100만대 돌파…기아도 70만대 넘어서
배터리 3사, 합산매출액도 16조 예상…SK온, 흑자전환 기대
LNG추진선 등 고부가 선박 인도 시작, 조선3사도 턴어라운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부두에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부두에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차량들이 줄지어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올해 첫 실적공개 시즌이 다가오면서 산업계가 우울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면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실적 한파 속에서도 자동차와 배터리, 조선업은 꿋꿋하게 호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호황과 친환경 이슈 등이 맞물리면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어서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복합 악재들로 인해 '어닝 쇼크'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글로벌 복합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호황과 친환경 이슈 등을 통해 1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기업들도 있다. 자동차와 배터리, 조선 업종이 대표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6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조92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4.7%나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1분기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중 분기별 영업이익 1위에 올라설 것도 확실시되고 있다.

기아 역시 1분기 영업이익이 2조583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28.1% 늘어난 수치로, 설립 이래 최초로 1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에만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어닝 서프라이즈'급 호실적을 기대했다. 실제 현대차는 1분기에만 102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기아 역시 1분기 동안 70만 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들의 판매량이 여전한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이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 역대급 실적에 대한 기대감의 배경에는 '전기차 호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충북 오창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 오창공장 생산라인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충북 오창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 오창공장 생산라인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삼총사의 1분기 실적 역시 기대감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의 1분기 합산 매출액이 1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면서 역대급 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맏형인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에만 8조3707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22%나 급증한 484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와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납품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도 상당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도 1분기 추정 매출액이 5조3292억원, 영업이익은 3922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와 달리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어 향후 실적이 더욱 기대된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 SK온은 1분기에 설립 이래 최초로 분기매출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연내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폭발이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실적을 견인했다면 조선 업종은 기술개발을 통한 친환경 이슈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분기 호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2023년 1분기 영업실적 전망치. 출처=에프앤가이드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분기 영업실적 전망치. 출처=에프앤가이드


조선 업종 역시 HD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의 1분기 수주 실적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에만 52척(70억9000만 달러)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인 157억4000만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물량을 따냈다.

삼성중공업 역시 1분기에만 20억 달러 규모의 수주에 성공하며 연간 목표인 95억 달러의 21% 정도를 수주했고, 대우조선해양은 8억 달러를 수주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규모가 HD한국조선해양 대비 상대적으로 작다는 지적도 있지만, 조선 업계에서는 두 기업 역시 도크가 이미 꽉 들어차 있는 상황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을 수주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무엇보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앞서 2년간 수주했던 고부가가치 선박들이 1분기부터 인도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통상 선수금을 적게 내고, 선박 인도 때 잔금을 지급하는 '헤비테일' 방식을 선호하는 만큼 인도 선박이 늘어날수록 조선 업체들의 실적 역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 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 3사의 경우 이미 3년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한 상황인 만큼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는 전략을 활용 중"이라며 "2년 전 수주했던 LNG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이 1분기부터 본격 인도되고 있는 만큼 흑자전환을 위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