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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2라운드] 소강 국면에도 멈추지 않은 위기…산업계 선반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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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2라운드] 소강 국면에도 멈추지 않은 위기…산업계 선반영 본격화

전쟁 소강에도 통항 불투명…기업들 ‘최악 시나리오’ 기준 대응
산업 전반 대응 확산…우회로 변경·조달선 전환·가동률 조정·감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화물선들. 사진=로이터
중동 전쟁이 소강 국면에 들어섰지만 산업계 대응은 오히려 한 단계 격상됐다. 통항 정상화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기업들이 물류 경로 변경과 생산 조정에 나서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는 휴전 발표 이후 급락했다가 공급 차질 우려와 재충돌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실제 브렌트유는 휴전 발표 직후 하루 만에 13% 넘게 떨어져 배럴당 94.75달러까지 내려갔지만, 다음 거래일에는 휴전의 불안정성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지연 우려가 겹치며 1.2% 오른 95.92달러로 다시 상승했다.

완성차 업계는 불확실성 리스크가 치솟자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 물류·조달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는 기존 물류 경로를 변경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부품 운송 선박을 기존 호르무즈 해협 경로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 경유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우회 항로를 택함에 따라 부품 조달 기간은 기존 대비 약 7~10일 늘어난 상태다. 현대차는 유럽 현지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정유업계는 원유 도입 구조 점검에 들어갔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주요 정유사는 중동산 의존도가 높은 기존 수입 구조를 우려해 비중동산 원유 도입 확대와 재고 확보 방안을 내부적으로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업계는 나프타 가격 상승과 원료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추가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반영해 가동률을 낮췄다.

롯데케미칼은 납사 수급 불안에 대응해 여수 NCC 공장 정기보수 일정을 2주가량 앞당기는 한편, 대산 NCC 가동률도 기존 대비 낮추며 생산 부담을 줄이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NCC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여천NCC는 납사 확보 차질에 대응해 일부 공정 가동을 중단하고 운영 축소에 나섰다.

대한유화도 울산 NCC 가동률을 낮추며 원료 소모를 줄이고 생산량 조절을 병행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대응 수준이 사전 대비를 넘어 실제 조정 단계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항공업계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여름 성수기 전까지 운항계획을 줄이며 이미 선제 대응을 마친 상태다.

아시아나항공은 4~5월 중국·캄보디아 노선 등 총 4개 노선에서 총 14회 감편을 결정했고, 제주항공은 5~6월 하노이·방콕·싱가포르 노선에서 총 110편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이달 30일까지 괌·클라크·나트랑·세부 노선에서 왕복 기준 45편을 줄였으며, 이스타항공은 5월 푸꾸옥 노선 약 50여 편 운항을 중단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 중단 조치를 연장하며 중동 노선 운영을 조정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공급망과 생산, 운송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조정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현재의 고유가를 견디는 수준을 넘어 산업계가 불확실성을 전제로 전략을 재편하는 국면에 진입한 모습이다.


이지현·박지수·최유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