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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하고 즉시 행동해야 한다" 70주년 맞은 SK그룹, 창업회장 정신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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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하고 즉시 행동해야 한다" 70주년 맞은 SK그룹, 창업회장 정신 기억한다

지난 1953년 4월 설립...오는 8일 창립 70주년
8일 최종건·최종현 회장의 어록집 출간 계획
앞줄 왼쪽 첫째부터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과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사업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앞줄 왼쪽 첫째부터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과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사업장을 돌아보고 있다. 사진=SK그룹
SK그룹이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 최종현 선대회장의 어록집을 출간한다. 결단에 따른 빠른 행동, 인간 위주의 경영을 중요시한 양대 회장의 정신을 본받아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악화 등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8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최종건·최종현 회장의 어록집을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60주년이었던 2013년에는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기념식을 열고 사사(社史)를 발간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1926년 경기도 수원의 벌말(현 평동)에서 최학배 공과 이동대 여사의 4남 4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후 최 창업회장은 1953년 4월 전쟁 후 폐허가 된 채 매물로 나온 부지를 매입해 그해 10월 직기 15대로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을 세웠다. 1970년에는 선경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1973년에는 정유 사업과 폴리에스터 섬유의 원료인 DMT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석유-섬유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영면했다.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 사진=SK그룹

재계는 최종건 창업회장을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 주인공으로 평가한다. 당시 인수한 공장은 전쟁의 폭격으로 인해 폐허가 돼 있었다. 자금도 부족해 새로운 직기를 살 수 있는 형편도 안 됐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현재 SK그룹의 토대를 닦았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생전에 큰 꿈을 가질 것과 결단에 따른 빠른 행동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큰 꿈도 처음에는 씨앗을 심는 데서 시작한다. 조그만 씨앗에서 발아된 어린 싹이 자라 큰 나무가 되듯이, 큰 꿈도 처음에는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 "결단을 내렸으면 즉시 행동에 옮겨야 한다. 행동은 빠를수록 좋으며, 화살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듯 목표를 향해야 한다." 등의 어록을 남겼다.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사진=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은 1956년 미국 위스콘신 대학, 1959년 미국 시카고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2년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합류했다. 1973년 11월에는 최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선경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인재 양성을 위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설립, 장학퀴즈 후원 등을 추진했으며, 1979년에는 현재의 SK고유 경영관리체계(SKMS)를 정립했다.

1984년에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이 설립되자 정보통신산업 진출을 맘먹고 준비작업을 진행해 1994년 공기업이던 한국이동통신 지분 23%를 인수했다. 1998년에는 선경그룹에서 SK그룹으로 새로운 기업 이미지(CI)를 선포하고 그해 8월 69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최종현 선대회장이 강조한 것은 사람이었다. 기업 경영에서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인간은 석유와 비교도 되지 않는 무한한 자원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며 인간 중심 경영을 실천했다. 또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인간 위주의 경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전 정신도 강조했다. 그는 "한두 번 실패했다고 중단하면 아무 성과가 없다.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실패에 대해 거론하지 마라"고 했다.

한편, SK그룹은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SK그룹의 자산총액은 291조9690억원으로 삼성(483조9187억원)의 뒤를 이었다. SK그룹이 이 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 산업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더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를 통해 주요 계열사의 사업 모델을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