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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재도약?‥'슈퍼乙' 장비업체들, 한국에 공격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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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재도약?‥'슈퍼乙' 장비업체들, 한국에 공격투자

네덜란드 ASM, 1억달러 투자해 화성에 기술·혁신센터 건설
AMAT·ASML 등 글로벌 장비업체들, 삼성·하이닉스 곁으로
벤자민 로 ASM CEO가 23일 서울 조선팹리스호텔에서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1억달라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벤자민 로 ASM CEO가 23일 서울 조선팹리스호텔에서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1억달라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반도체업체들이 업황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슈퍼을'으로 불리는 글로벌 반도체장비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장비업계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가 지난해 경기도에 차세대 반도체 첨단장비 핵심연구센터 건립을 약속한 것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의 ASML과 ASM,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램리서치 등이 잇따라 한국에 대규모 설비 및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업계는 글로벌 장비업체들의 잇딴 국내 투자에 반색하는 모습이다. 통상 장비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반도체업계의 업황 회복 시그널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2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 반도체 웨이퍼 가공업체인 ASM은 국내에 1억달러(약 1311억원)를 투자해 장비생산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벤자민 로 ASM CEO는 "ASM은 미국과 싱가포르, 한국을 거점으로 반도체 장비를 생산 중"이라며 "경기도 화성에 건립되는 2센터에는 D램·낸드플래시·시스템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플라즈마 강화 원자층증착(PEALD) 장비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 세계 7위의 반도체장비업체인 ASM은 노광장비 개발업체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ASML의 모태 기업이다. 1968년 설립된 후 현재까지 △원자층증착(ALD) △에피택시(epitaxy) △플라즈마원자층증착(PEALD) △수직가열로(vertical furnace) 기술 및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중 첨단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ALD 분야는 세계 1위다.

ASM이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반도체 업계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로 CEO는 "ASM은 1989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한국기업들과 성장해왔다"면서 "글로벌 톱10 반도체 기업 중 2곳이 한국기업이며, 모두 ASM의 고객사"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신규 투자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협의도 있었다고 밝혔다. 로 CEO는 "한국 고객사 측에서 장비 생산라인에 대한 증설 요청이 있었다"면서 "ASM이 생산하는 PEALD 장비도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응키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1년 매출액 기준 세계 10대 반도체 장비업체 순위. 출처=가트너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매출액 기준 세계 10대 반도체 장비업체 순위. 출처=가트너


국내 반도체 업계는 ASM의 대규모 투자에 환영하는 반응이다. 특히 ASM를 비롯해 글로벌 장비업체들의 국내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장비업체들의 증설 및 투자결정이 반도체 시장의 업턴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다.
실제 글로벌 장비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국내 반도체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1위 장비업체인 미국의 AMAT가 지난해 경기도와 최첨단 반도체 장비개발 및 생산을 위한 첨단연구센터 건립을 약속했으며, 노광장비 전문기업인 ASML도 24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화성에 사옥과 부품 제조시설을 짓고 있다.

미국의 램리서치는 한발 앞선 지난 2021년 경기도 화성시에 제3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4월에는 경기 용인시에 R&D센터도 문을 열었다. KLA은 오는 2023년 경기도 용인의 반도체클러스터에 트레이닝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

일본 장비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도쿄일렉트론은 지난 2021년 경기도 평택에 도시형 공장을 설립했으며, 경기도 화성공장에는 R&D센터를 오픈했다. 고쿠사이일렉트릭도 평택공장 확장에 나섰으며, 히타치하이테크는 대규모 R&D센터를 신설키로 했다.

국내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슈퍼을로 불리던 글로벌 장비업체들이 잇따라 국내 투자규모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비업체들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