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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화이트리스트 복원했지만, 산업계 "영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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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화이트리스트 복원했지만, 산업계 "영향 적다"

尹·기시다 정상회담 통해 4년 만에 화이트리스트 상호 원복키로
일본의 수출중단에 곤욕 치렀던 산업계, 공급망 다변화 이미 완료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부두(사진 위)의 야적장에 해외로 수출될 예정인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와 감만부두(사진 위)의 야적장에 해외로 수출될 예정인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이 한국을 다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 완전 복원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19년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반발로 시작됐던 한·일 간 수출규제 문제가 4년 만에 완전히 해소됐다.

한·일 정부가 수출규제 현안 회복을 위해 화이트리스트 상호 복원에 나섰지만 산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일본 정부가 2019년 갑작스럽게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후 국내 산업계도 공급망 다변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7일 각의에서 한국을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수출무역관리령 일부를 개정하는 정령안'을 결정했다.

개정 정령에 따라 일본에서 한국으로 물품을 수출하거나 기술을 제공할 때 '일반포괄허가'를 적용받게 되는 만큼 복잡한 절차 없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만큼 다양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품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 정령은 이달 30일 공포되며, 다음 달 21일 시행된다.
이에 앞서 우리 정부는 먼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복원시켰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월 24일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그 결과 한국 기업이 일본에 전략물자 수출을 신청할 때 심사 기간이 기존 15일에서 5일로 단축됐으며, 개별수출 허가의 경우 신청 서류도 5종에서 3종으로 줄었다.

한·일 간의 수출규제 현안은 4년 전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부터 불거졌다. 우리나라 대법원이 일제시대 당시 강제징용에 대해 일본 피고기업들에 '배상'을 확정한 판결이 단초가 됐다.

일본 정부는 대법원의 해당 판결에 반발했고,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용되는 3개 필수소재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섰고, 이어 8월에는 한국을 아예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며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똑같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이후 경제문제를 벗어나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까지 고려하면서 일본의 결정을 비난했다.

극단을 치닫던 한·일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3월 방일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난달 방한을 통해 정상회담에서 수출규제 갈등을 풀기로 합의했다.
이어 일본 경제산업성이 3월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를 철회했고, 우리 정부는 4월 일본을 화이트리스트로 원복시키는 수출입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그리고 다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한·일 간 수출규제 현안은 마무리됐다.

한·일 양국은 이번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통해 양국 간 산업계가 다시 이전처럼 활발한 활동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번 조치가 주목할 만한 사안이지만, 그렇다고 국내 산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반응이다.

당장 반도체 업계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화이트리스트 복원에 대해 주목할 만한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하면서 현재 산업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4년 전 일본 정부가 갑작스레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설 당시만 해도 소재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지만, 이제는 수입처를 다변화했고, 공급망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당장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기점으로 일본 소부장 업체들과 거래 규모를 키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기업의 한 관계자는 "4년 전 급작스러운 수출규제 이후 꾸준하게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한 결과 국내외 여러 소부장 업체들과 안정적이고 신뢰 깊은 관계를 유지 중"이라면서 "일본과의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통해 더 많은 공급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당장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급선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