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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48)] 민간 철강기업들의 사적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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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48)] 민간 철강기업들의 사적인 대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에 소재한 US스틸 에드가 톰슨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에 소재한 US스틸 에드가 톰슨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국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 게리 제철소는 한때 3만 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사실 US스틸 주변에서는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징후가 있었다고 전한다. 언젠가는 US스틸의 매각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고 해외 주재 근무자들은 전한다.

US스틸의 인수는 ‘민간 기업들의 사적인 대화’라는 측면이 강하다.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는 전쟁터와 같이 먹고 먹히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인수설은 항상 추측이 난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상상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인디애나 북서부에 있는 US스틸의 경우 ‘완전 통합된 철강의 기회’와 함께 US스틸 자산 자체가 미국 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다른 철강기업의 인수설과는 조금 다르다.

US스틸은 122년 동안 인디애나 북서부에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US스틸은 올 상반기에 122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작년에는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2분기에 약 5억 달러(약 67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게다가 철강시장은 꽤 강하고 견고했다. 표면적으로도 US스틸의 주가는 하락하지 않았고, 어떤 어려움도 전혀 겪지 않았다. 그런데 인수 뉴스가 터졌다. 왜 인수 이야기가 본격화된 것일까? 이 소식은 철강 노동자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해외 주재 근무자들은 말한다.

인수 뉴스의 발단이 된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의도는 뭘까? 클리블랜드는 최근에 14억 달러를 투자하여 아르셀로미탈 USA를 인수했다. 2020년도에는 AK스틸을 인수했다. 이는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철강산업 부문을 수직 통합하려는 전략이다.
브라질CSP제철소에서 제강부장을 지냈던 정승기 동국제강 인천공장 제강부장은 “사실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3년 전까지만 해도 철광석를 판매하는 회사여서 브라질의 발레와 같은 유형의 기업으로 인식했다”며 “이런 기업이 US스틸을 인수하겠다는 의도는 철강산업과 연관된 통합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철광석과 철강 제조를 한 묶음으로 보는 캡티브마켓 전략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US스틸이 차지하고 있는 미국 내 제2위의 자동차용 열연강판 시장에서의 지위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에스마크의 등장은 당연한 인수 참여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뉴코에서 잔뼈가 굵은 부사장급 엔지니어가 뉴코와 유사한 새로운 철강기업을 창립한 것과 같이 에스마크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부샤드(James Bouchard)가 US스틸에서 40년간 근무했다는 독특한 이력은 인디애나 북서부의 철강도시를 흥분하게 만들 것이라는 평가다.

현재 미국 철강의 20% 이상이 인디애나 북서부에서 생산되고 있다. 모든 소문과 추측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이 계속해서 주요 철강 생산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치는 매우 높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강철이 전기 아크로나 고로를 통해 만들어지는 강철과는 다르다는 측면도 이번 인수전의 관전 포인트가 된다.

선박과 잠수함, 그리고 디펜스에 정말 필요한 철강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US스틸의 존재가치가 높아진다. 미국의 철강산업은 계속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지만 인디애나 북서부 지역의 경제를 계속 발전시키고 다각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US스틸의 인수전은 양자 회랑(quantum corridor)이다. 혁신을 앞세운 기업이 기술(설비)과 시장을 동시에 가져가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 같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