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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료 인상…제조업들 비용 부담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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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료 인상…제조업들 비용 부담 커지나?

대기업이 쓰는 산업용 전기료 10.6원 인상
올해 1월, 5월에 이어 세 번째 인상 단행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제조업들 부담 가중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전력량계.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되어 있는 전력량계. 사진=뉴시스

정부가 대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올렸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산업용 전력 소비량이 많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요 제조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현실화됐다. 하지만 아직은 상쇄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8일 계약물량이 300kWh(킬로와트시) 이상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kWh당 10.6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요금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인상이다. 앞서 정부는 1월 13.1원, 5월에 8원을 인상했다. 다만 산업용 고객 중에서도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은 동결했다. 이에 따라 산업용 전력 소비량이 많은 제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우선 반도체 업종은 24시간 공장을 가동한다. 경기도 평택·화성, 충남 아산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 클린룸의 경우 365일 가동된다. 한 번 가동을 멈추게 되면 라인에 투입돼 있는 웨이퍼 등 원재료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 재가동 시 온도·습도 등을 다시 맞춰야 해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사업장 전력 사용량은 2만8316GWh에 달한다. 전기요금만 연 2조원이 넘는다. SK하이닉스는 1만41GWh였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지는 않지만, 전기요금이 오르면 무조건 악영향이 있다"고 했다.

철강 업종도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 철강 업계는 전기료가 1kWh당 1원이 오르면 연간 원가 부담은 200억원가량 늘어난다. 이번 요금 인상분을 계산하면 약 2000억원 넘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앞서 두 차례 요금 인상이 있었던 만큼 이번 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차전지 소재, 석유화학 업계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재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부담이 늘었다. 부담이 안 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부담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들 업계는 "아직까지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쇄가 가능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국내보다는 국외 생산이 더 많은 것도 부담을 낮추는 요소 중 하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주요 제조업들의 해외 생산이 많은 만큼 실질적인 부담은 적다고 할 수 있어 상쇄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에 경제단체들은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유가 지속과 한국전력의 200조원대 부채 등을 고려할 때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본다"면서도 "올해만 두 차례 인상으로 기업 원가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산업용 전기요금만 추가로 올리는 것은 산업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김정희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