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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62)] 18조원의 3D프린팅 금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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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의 철태만상(62)] 18조원의 3D프린팅 금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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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은 단단한 물질이지만 유연성은 많지 않다. 강철을 변형시키는 가장 우월한 방법은 3D프린팅이다. 이 방법은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발휘하기 때문에 강철을 원료로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자동차, 건축구조물, 항공산업, 의료분야 등에 3D프린팅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 캠브리지대학의 연구그룹은 3D 프린팅 신기술을 내놨다. 이 방법은 수 천 년 동안 사용된 전통적인 '가열과 모양'을 결정하는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금속 합금의 특징을 다듬을 수 있는 신기술이다.

혁신적인 3D 프린팅 기술은 철강이 지닌 두 가지의 바람직한 속성을 모두 흡수한다. 복잡한 형태를 만들어 내고, 금속의 강한 속성을 결합하는 장점을 말한다. 3D 프린팅은 어떤 복잡한 형태일지라도 단순화할 수 있다. 더하여 재료비가 적게 들고 환경발자국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친환경시대가 원하는 신기술이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산비용은 매우 높고, 제작물의 설계 기간이 만만치 않다.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할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원인은 고성능 금속 부품이 필요한 원인이다. 사실, 동일한 분자 구조를 가진 쇳물을 얻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청동기 시대부터 금속 부품은 가열과 단조를 수반하는 기술에 의해 제조되어 왔다. 이 방법은 쇠를 녹인 다음 물렁한 쇠를 해머링하여 소재를 단단하거나 연하게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장인이 원하는 형태의 금속으로 성형해왔다. 그리고 복원력과 내구성 등 특정한 물성도 부여했다.

열로 가열하고, 해머로 내리치는 단조 행위는 재료의 내부 구조를 변화시켜 쇠의 특성을 조절하는 과정이다. 이 방식은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3D 프린팅 방식에서도 내부 구조를 해머로 단조하는 방식처럼 제어할 수는 없었다. 따라서 형태가 구성된 이후에는 대량의 마무리작업 즉, 포스트 프로덕션(post-production)이 필요했다.

현재의 대형 단조 생산과정은 거대한 규모의 쇳물을 식힌 다음 대형 집게차량으로 쇠기둥같이 응고된 시뻘건 쇳덩어리를 무려 6000t이 넘는 단조 해머로 내리쳐서 단단한 특수강을 만든다. 이렇게 완성된 제품은 톱니바퀴와 같은 기계부품으로 사용되거나 금형, 다이, 툴링 부품 등 특수 분야의 단단한 물성을 지닌 부품으로 제작된다.

캠브리지대학 세이타 교수팀은 싱가폴, 스위스, 핀란드, 호주의 동료들과 협력하여, 3D 프린트 제작과정을 새로 공식화했다. 레이저가 금속을 액화하는 동안 재료의 내부 구조를 정확히 관리할 수 있도록 금속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도록 새로운 방정식으로 풀어낸 것이다.

3D로 제작한 강철 다리는 이미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네덜란드 오데젝츠 아흐테뷔르흐발 운하에 3D로 만든 6t짜리 철 다리가 설치되었다. 이 철 다리는 실험용이어서 주물로 제조된 철 다리에 센서가 부착되어 있고, 행인들이 지날 적마다 다리에 주는 충격과 변형 요인 등을 낱낱이 수집하는 용도이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로 3D 프린팅으로 완벽한 철 다리의 실용화를 이끌어 낸다는 생각이다. 이 다리 개통식에는 네덜란드 여왕이 깜짝 등장할 정도로 3D 관심은 점점 커졌다.

2020년, 캘리포니아의 한 회사는 3평방피트의 주택을 350시간 이내에 3D로 프린팅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 글로벌 3D 프린팅 금속 시장이 2028년 말까지 145억 4000만 달러(약 18조 85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D기술은 우리 일상생활에 점점 다가서면서 대장간에서 해머 두드리는 장면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 같다.


김 종 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