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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만 있으면 30대도 임원"…삼성, 젊은 인재 앞세워 '뉴삼성'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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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만 있으면 30대도 임원"…삼성, 젊은 인재 앞세워 '뉴삼성'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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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11월 30일자 4면 하단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29일 단행한 삼성전자 계열사들의 정기 임원 인사를 한번에 대변할 수 있는 표현이다. 삼성그룹은 이번 정기 인사에서 젊은 인재를 과감히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나이와 상관없이 능력만 있다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어려운 상황을 젊은 인재로 돌파하겠다는 삼성그룹의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은 '2024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 등 주요 그룹사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상무와 부사장 등의 자리에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기업별 인사 상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을 승진시켰다. 특히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SW)와 신기술 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킨 점이 눈에 띈다. 47세에 부사장으로 진급한 강동구 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Flash)설계 2팀장은 세계 최고 용량·신뢰성의 8세대 V낸드 개발 및 사업화를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9세대 V낸드 개발을 위한 회로 요소기술 확보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외 각 파트에서 혁혁한 공로를 이룬 직원들이 젊은 나이에도 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와 같은 현상은 상무 인사에서도 발견된다. 손왕익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는 갤럭시 S시리즈의 선행기술과 특허기술을 다수 확보해 능력을 인정받고 39세 나이에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의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승진자. 왼쪽부터 강동구DS부문 메모리사업부 Flash설계2팀 부사장(47세), 김일룡 DS부문 S.LSI사업부 제품기술팀장 부사장(49세), 손왕익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39세).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30대 상무, 40대 부사장 승진자. 왼쪽부터 강동구DS부문 메모리사업부 Flash설계2팀 부사장(47세), 김일룡 DS부문 S.LSI사업부 제품기술팀장 부사장(49세), 손왕익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39세). 사진=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도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다수 임명했다. 김태우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A영업팀장 부사장은 미주 대형 고객사 사업 초기 OLED 패널 공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진했다. 윤재남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영업1팀 부사장은 폴더블, 플래그십 스마트폰 등 모바일 관련 프리미엄 제품 매출 확대 및 수익성을 향상시킨 점을 인정받았다.

삼성SDS는 창립 이래 최초로 30대 상무를 배출했다. 30대 임원으로 발탁된 권영대 상무는 떠오르는 인공지능(AI)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에 3년 연속으로 논문을 등재하는 등 삼성SDS를 이끌 인재로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SDI도 "핵심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차세대 리더들을 연령·연차에 상관없이 과감히 발굴했다"면서 부사장 승진 6명, 상무 승진 15명 등 총 21명의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기도 동일한 형태로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이 승진을 공고했고 삼성벤처투자도 부사장 1명, 상무 2명의 인사를 알렸다.

삼성의 이 같은 인사 방침은 능력만 있다면 나이나 위치에 관계없이 기용하겠다는 그룹사 차원의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안정 속 쇄신을 추구하는 ‘미래 준비 경영’ 철학도 이번 인사에 한몫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시선은 삼성의 조직 개편안 발표로 쏠린다. 앞서 삼성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을 밝힌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