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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스마트폰 시장, 퀄컴 AP '독주'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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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는 스마트폰 시장, 퀄컴 AP '독주'는 옛말

퀄컴 스냅드래곤8 gen3 칩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300' 칩 이미지.  사진=미디어텍이미지 확대보기
퀄컴 스냅드래곤8 gen3 칩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미디어텍의 '디멘시티 9300' 칩 이미지. 사진=미디어텍

글로벌 경기 위축과 소비 약화로 주춤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연말로 접어들면서 살아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021년 6월부터 감소세가 시작된 지 무려 27개월 만이다.

애플의 ‘아이폰 15’와 화웨이의 자체 칩 탑재 ‘메이트 60 프로’가 각각 글로벌과 중국 시장을 견인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남은 4분기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처럼 스마트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은 2024년 새해를 앞두고 전운이 감돈다. 애플과 아이폰을 상대로, 고급형 안드로이드폰 시장을 거의 독점해 오던 퀄컴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퀄컴이 최신 공정으로 발열 및 전력 효율을 개선하고, 성능도 최신 아이폰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스냅드래곤8 gen3’를 앞세워 내년도 스마트폰 시장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만만찮은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퀄컴을 위협하고 있다.

‘타도 퀄컴’의 선두 주자는 대만의 반도체회사 미디어텍이 지난 6일 발표한 신형 AP ‘디멘시티 9300(Dimensity 9300)’이다.

이전까지 미디어텍의 AP는 적당한 성능과 가격을 내세우며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용 AP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디멘시티 9300은 각종 벤치마크 성능 테스트에서 퀄컴의 스냅드래곤8 gen3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조하는 최신 트렌드를 따라 ‘챗GPT’ 등 각종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AI 가속 칩을 내장하는 등 부가 기능 면에서도 고급형 스마트폰에 어울리는 사양과 기능을 갖췄다.

실제로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기업 비보와 오포가 각각 자사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VIVO X100’과 ‘OPPO Find X7’에 이 칩을 탑재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높아진 기대감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투자정보지 인베스팅은 “중국 시장의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미디어텍의 주가는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거의 40% 상승했다”라며 “(디멘시티 9300의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도 미디어텍의 수익 예측을 13% 상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27% 인상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 S24+’에 스냅드래곤8 Gen3를 탑재할 예정임에 따라 2024년 연초부터 고성능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퀄컴과 미디어텍의 격돌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퀄컴의 고급형 AP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공개한 자체 개발 AP ‘엑시노스 2400’을 ‘갤럭시 S24’에 탑재해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엑시노스 2400은 전작인 '엑시노스 2200' 대비 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 다만, 상위모델인 ‘S24+’에 퀄컴 칩을 탑재할 예정인 것을 볼 때 성능이나 기능 등에서 퀄컴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이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AP는 엑시노스 2400의 후속 모델인 ‘엑시노스 2500’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최신 3나노 공정으로 제조하고, 스냅드래곤8 gen3 이상의 사양에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진 엑시노스 2500은 차세대 플래그십급 AP에 어울리는 성능과 기능을 갖추고 등장할 전망이다.

2021년까지 자체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 AP를 사용하던 구글도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한 AP ‘텐서’ 시리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10월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픽셀8’ 시리즈에 탑재된 3세대 AP ‘텐서G3’ 칩은 구글의 각종 AI 기능 지원에 특화됐다. 비록 경쟁사들의 최신 AP와 비교해 1세대 이상 떨어지는 성능을 보이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AP 중 하나로 꼽힌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