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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경쟁 당국 “대형화 소비자 이득↑vs. 독점 따른 권익↓” 갈등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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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경쟁 당국 “대형화 소비자 이득↑vs. 독점 따른 권익↓” 갈등 팽팽“

2000년대 초반 이후 대형 항공사 간 M&A 러시는 20년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에서 다수 추진
경쟁 당국 독점화 우려에 깜깜한 승인 심사 절차 지연 중
항공업계 ”합병 실패 시 모두 ‘생존’ 어려워…최악 상황 발생“
독일 프랑크푸르크 공항 활주로에 독일 국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항공 여객기가 계류하고 있다. 루프트항공은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ITA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EU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사진=연합누스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프랑크푸르크 공항 활주로에 독일 국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항공 여객기가 계류하고 있다. 루프트항공은 이탈리아 국영항공사 ITA 합병을 추진하고 있으나 EU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사진=연합누스
글로벌 항공업계가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M&A)에 기반한 급진적인 구조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 권익’을 내세운 각 국가의 경쟁 당국과 견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특히, 2024년에는 지난 3년여 동안 추진해온 항공사들의 다수의 M&A 건에 대한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국가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 결과가 동시다발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결과에 따라 대형화를 위한 업체별 추가 짝짓기가 계속될 수 있을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업계 트렌드의 대세는 ‘항공사 간 통합’이다. 2020년 발발해 지난해 일단 종식됐지만, 최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일으킨 세계 경제 패턴의 대변화가 항공업계에 유독 큰 충격을 줬다. 언택트(비대면) 강화를 우한 국경 폐쇄 조치로 국가 간 여객 이동이 중단되면서 화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여객 항공편 운항이 중단됐다. 또한, 항공운항 중단 기간이 2년 넘게 지속하면서 수입이 끊긴 다수의 항공사가 파산 직전까지 몰리며 각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자금지원을 받았다.

그런데 엔데믹 이후에도 모든 항공사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항공사들은 생존에 대한 더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각국 정부도 1국 1 국적 항공사 체제를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재정적 부담이 컸다. “혼자서 살 수 없다면 살아남을 수 있는 이들과 합쳐야만 한디”는 절박감이 커졌다. 이런 전망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하는 항공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채택했으며, 유럽과 미국 등의 항공사도 M&A를 추진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런 구조개편은 반복되는 현상이라고 한다.

최초의 항공사 간 M&A는 항공 여객‧화물사업 성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던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에 이뤄졌다. 자국을 대표하던 국영 항공사를 경제하는 제2 국적 항공사도 출현해 국가 내 경쟁으로 성장세를 주도했는데 해외 항공사도 함께 성장하면서 경쟁이 심화하면서 여러 항공사가 이익을 나눠 먹는 데 한계를 보였고, 그 결과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항공사가 합병해 덩치를 키워 경쟁사를 압도해 나간다는 전략이었다.

M&A로 항공사 수를 정비하는 동시에 출현한 개념이 1997년 세계 최초로 출범한 스타얼라이언스(아시아나항공 합류)를 비롯해 스카이팀(대한항공 합류), 원월드 등으로 대표하는 ‘항공동맹’이다. 각국 대표 국적 항공사가 동맹을 맺어 항공편과 마일리지 등을 공유해 소비자 권익을 높인다는 것인데, 경쟁사에는 그만큼 위협적이다.

대형 항공사가 점유하던 시장의 판도를 흔든 것이 저비용항공사(LCC)다. 2000년대 중반 출현한 LCC는 항공 여객 계층을 확대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항공사의 우후죽순을 유발하면서 LCC 간 M&A를 유발했다. 반면 기존 대형 항공사는 조인트벤처(JV)를 세워 별도의 LCC를 설립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한편 항공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대형 항공사와 LCC들이 MA&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다수의 대형 항공사가 시도한 것은 오랜만이다”라면서, “항공기 수와 노선 확대로 힘을 키운 대형 LCC까지 M&A를 추진하는 등 항공업계는 전방위적인 구조개편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현재의 M&A는 어느 한쪽이 먹히는 거래가 아니라 실패한다면 인수기업이나 피인수 모두가 타격을 받는 거래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국가별 경쟁 당국의 시각은 이와 다른 분위기다. 항공사 간 합병으로 인한 독과점 현상이 자칫 공정경쟁의 큰 틀을 깨버려 운임 인상과 서비스 제한 등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합병 승인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체력을 소진한 항공사의 출혈경쟁을 방치하고 있다가 자멸하는 사태가 벌어질 때 도래할 더 심각한 소비자 권익 저하 우려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항공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인 우주항공산업 전문매체인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는 최근 보도를 통해 “유럽에서는 3대 대형 기존 항공사가 항공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보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인 ITA 항공의 지분 인수 계약 승인을 얻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EU집행위원회(EC)와의 대화가 지연되면서 이르면 2024년 겨울 이전에 두 회사의 운영에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에비에이션 위크는 EC는 물론 미국 경쟁 당국도 항공사 합병 심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가장 중요한 M&A 이슈지만 역시 결실을 보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이슈 또한 항공업계에 대한 경쟁 당국의 부정적인 시각과 맞물려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