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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설'도 반대한 올트먼의 AI칩 계획, 향후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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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설'도 반대한 올트먼의 AI칩 계획, 향후 향방은?

AI 칩 제조 비용을 두고 큰 견해 차를 보이는 샘 올트먼(왼쪽)과 짐 켈러.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AI 칩 제조 비용을 두고 큰 견해 차를 보이는 샘 올트먼(왼쪽)과 짐 켈러. 사진=로이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제조를 위한 최대 7조 달러(약 9360조 원) 모금 계획과 관련해 업계의 후폭풍이 거세다. AI 칩에 대한 관심을 촉발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를 위해 천문학적 자금을 모금하겠다는 계획에는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전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약 5270억 달러로 추산되고, 오는 2030년에냐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반도체 제조사들의 투자 규모도 2022년에만 995억 달러, 2023년에만 970억 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7조 달러 모금'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반도체 설계자 짐 켈러도 이 논란에 가세했다.

자신의 펀딩 계획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전망에 직면한 올트먼이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 AI 반도체 펀딩 금액을 7조 달러에서 8조 달러로 늘려야하나고 푸념하자, 켈러가 "난 1조 달러 미만으로도 가능하다"고 반박한 것이다.

짐 켈러는 인텔과 AMD, 애플, 테슬라 등을 두루 거치면서 각 회사의 핵심 프로세서 제품을 직접 설계하거나 관련 작업에 참여한 바 있는 인물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꼽힌다. 현재 캐나다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의 CEO로 재직하면서 오픈소스 명령어 기반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받은 텐스토렌트의 시장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10억달러(약 1조3300억 원)에 달한다.

AI가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며, AI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더욱 효율적인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이 현재 반도체 산업의 최우선 과제라 생각하는 것은 올트먼과 켈러의 공통분모다.

하지만, AI 프로세서를 만들려는 접근법에서는 차이가 있다. 올트먼은 AI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된 반도체의 개발과 대량 생산을 위한 별도의 독립된 생산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다수의 관련 기업이 참여해 단순히 자체 개발하는 것을 넘어 직접 공장을 짓고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까지 고려하다 보니 프로젝트 및 펀딩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졌다. 이는 올트먼이 실제 반도체 설계 경험은 없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투자자이기에 가능한 접근법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직접 수많은 반도체를 설계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인 켈러는 AI 프로세서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의 최적화가 프로세서의 양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불필요한 공급망의 복잡성과 이익 누적을 제거하고, 맞춤형 하드웨어와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칩을 더 빠르게 만들면 1조 달러 미만의 금액으로도 원하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켈러의 발언은 이미 자신의 회사를 통해 독자적인 AI 칩을 개발하고 있고, 필요한 기술과 장비, 충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훨씬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물론, AI 칩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AI 기술의 변화와 발전에 따라 미래 모습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올트먼의 방식이 완전히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단지 현실적인 면에서 그의 계획이 계획이 과도하고 비효율적이며, AI 프로세서에 대한 수요가 과장되어 있어 향후 시장의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관련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올트먼의 계획은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현재 첨단 AI 프로세서는 제조에 고도의 기술과 장비를 요구하며,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서 제조된다. 이는 공급망의 취약성과 무역 통제에 따른 위험성을 증가할 수 있다.

향후 올트먼의 계획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의 계획은 분명 AI 기술의 혁신과 발전을 촉진하고, 다양한 산업과 응용 분야에 AI 솔루션을 제공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트먼이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할지, 아니면 현실과 타협해 실현 가능한 선으로 노선을 변경할 것인지 여부는 앞으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