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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배터리 대전, '전고체'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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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배터리 대전, '전고체'에서 벌어진다

삼성SDI, LG엔솔 각각 2027년, 2030년 양산 목표
파나소닉, CATL 등 업체도 정부와 개발 뛰어들어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삼성SDI 부스에 전고체 배터리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인터배터리(INTER BATTERY)' 삼성SDI 부스에 전고체 배터리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고체 전지는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화재 위험이 적은 것은 물론 성능 측면에서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고체 배터리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는 물론 일본·중국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 중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삼성SDI다. 삼성SDI는 지난 6~8일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업계 최고 에너지 밀도인 ℓ당 900킬로와트시(kWh)의 전고체 배터리(ASB)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했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본격 전기차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점프가 필요하다. 그것이 전고체 전지가 될 것"이라며 "올해 A-샘플 공급을 시작해 2027년에는 양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배터리로 꼽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직속의 미래기술센터도 새롭게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리튬황·리튬메탈 등 차세대 배터리 연구가 진행된다. 오는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튬이온전도도를 갖는 산화물계 신(新)고체 전해질 공동 개발에도 성공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곳은 국내 업체뿐만 아니다. 일본 파나소닉 그리고 중국 CATL·BYD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지난 2008년부터 토요타와 함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오고 있다. 전기차용은 아니지만 2029년 로봇용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CATL은 지난 2019년 21세기 랩을 신설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나서 전고체 배터리 연합체인 CASIP(China All-Solid-State Battery Collaborative Innovation Platform)를 설립했다. 이 연합체에는 BYD·니오 등 전기차 업체, CATL·핀드림스·이브에너지·CALB·고션하이테크 등 배터리 업체가 등록되어 있다. 오는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 및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양밍가오 중국 칭화대 교수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우위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뛰어든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높은 성장이 예고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400억 달러(약 52조416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업체 및 정부가 직접 나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다만 높은 가격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르면 2027년 양산을 이뤄내도 프리미엄 전기차 제품에 한해 전고체 배터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2030년 전고체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이 4%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현재 개발 중인 단계로 가격을 정할 수 없다"며 "가격 저항성이 덜한 프리미엄 제품부터 전고체 배터리가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