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달 5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후 길고 끈질겼던 사법 리스크를 벗어던지고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이 같은 행보는 이 회장의 '뉴삼성'을 구성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소되지 않은 사법 리스크와 더불어 사내 노동조합이 뭉쳐 초기업 노조가 출범하며 조합원이 2만 명 이상의 노조가 탄생했다. 삼성의 노사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2022년 한국노총 산하 삼성 12개사 노조가 임금 10% 인상,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하며 연대한 바 있지만 이번 삼성 계열사 노조 간 초기업 노조 통합이 공식 출범하는 건 이번이 최초다. 이번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의 출범으로 노조 리스크가 가중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지난해 삼성은 최근 이례적인 반도체 업황 침체로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폭풍이 휩쓸고 간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충격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경영 일선에 나서 삼성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을 찾고 대규모 투자로 삼성을 이끌어 가야 할 이 회장은 사법 리스크로 인해 운신의 폭이 줄며 인수합병(M&A) 속도가 둔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기업에 '3대 리스크'라고 불리는 경영 악화·사법 리스크·노조 리스크까지 악재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회장의 '뉴삼성'의 걸림돌이 됐다. 눈앞에 던져진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린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