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충전도 주유처럼"…80% 충전 10분 절실

공유
0

"충전도 주유처럼"…80% 충전 10분 절실

전기차 초고속충전기 대거 구축
정부도 충전기 인프라 구축 노력
이동거리 보다 충전 속도 중요성↑

부산 금곡동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초고속충전이 가능한 E-pit시스템 충전소가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부산 금곡동에는 현대자동차그룹 초고속충전이 가능한 E-pit시스템 충전소가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춰지며 전기차에 주력하고 있던 기업을 중심으로 충전 속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완성차 업체와 충전기 사업 업체들이 전기차 진입장벽 중 하나인 충전 문제 해결 방안으로 빠른 충전 시간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터리 충전시간을 내연기관 차의 주유 시간과 비슷하게 단축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충전 생태계 확보를 약속하며 2025년까지 전국에 전기차 충전기를 500기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주거지 근처에는 대부분 완속 충전기가 위치해 있어 급속 충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 초고속 충전 서비스 이피트(E-pit) 설치를 시작했고 올해 3월 기준 54개소 286기를 운영 중이다. 이피트에는 최대출력 350kW 사양의 충전기가 설치돼 있어 400V, 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갖춘 아이오닉 5를 배터리 충전량 10%부터 80%까지 약 1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피트 외에도 2025년까지 계열사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를 통한 국내 초고속 충전기 3000기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한 완속 충전기 2만대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배터리 업계에서도 충전 속도 10분 이내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각각 급속 충전을 향후 제품 개발의 우선순위로 삼았다. 각각 8분, 9분, 5분을 목표로 한다. 중국 CATL은 충전 시간 단축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쩡위친 CATL 회장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해외 언론과의 진행한 인터뷰에서 "배터리 충전을 10분으로 단축할 기술을 찾았다"고 밝혔다.

CATL은 미국 전기차 테슬라와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계획과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CATL이 10분 급속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신제품 '션싱(Shenxing)'을 공개한 적이 있는 만큼 업계는 이번 CATL의 급속 충전 관련 기술이 조만간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도 충전기 보급을 늘려 보다 편리한 충전하고 빠른 충전을 지원한다.

환경부는 '2024년도 전기차 공용 충전시설 설치 보조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42% 늘린 3715억원으로 편성하고 충전 인프라 구축확대에 나섰다. 이는 7킬로와트(kW)급 완속충전기 11만기와 100kW급 급속충전기 1만875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같은 충전 시간 단축은 전기차 구매 시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선택의 기준이 '주행거리'에서 '충전 시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차가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 초반 완성차 및 배터리 업계는 '더 멀리 가는 것'을 목표로 했다.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주행거리였기 때문이었다. 또 예비 고객 대부분이 충전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전기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 충전 속도를 포함한 인프라가 전기차 구매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김태우•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