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중동 생산거점 구축 의미는
1분기 사우디서 3.5만대 판매…전년比 25% '껑충'
1분기 사우디서 3.5만대 판매…전년比 25% '껑충'

장재훈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현대차 사우디 생산법인(HMMME) 착공식에서 "걸프협력회의(GCC)의 영향권에 있는 북아프리카 등 주요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데 있어 HMMME 설립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14일(현지 시각) 현대차가 사우디에 연산 5만대(전기차·내연기관차 혼류생산) 규모의 생산 거점 HMMME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은 현대차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의 새로운 생산거점인 HMMME를 구축한 것은 급변하는 현지 미래 모빌리티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예상된다.
장 부회장 "사우디 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 외에도 두 곳의 업체가 현지 자동차 산업에 진입하는데, 이러한 (현지 자동차 산업) 태동기에 HMMME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우디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고객 친화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HMMME의 첫 번째 미션이 될 것"이라며 "고객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얼마만큼 가속하는 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본사와 지역본부가 이를 위해 전략적으로 합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 확대로 인한 국내 투자 위축 우려 등에 대해서도 그는 "해외 투자로 인해서 국내 투자가 소외되거나 위축되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는 중동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권역 내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중동에서 판매된 차량은 모두 249만대로, 이 가운데 사우디에서만 84만대가 판매됐다.
특히 현대차의 HMMME 구축은 매년 가파른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우디 내에서 본격적인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생산 거점이자, 친환경차의 글로벌 생산 전초기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우디에서만 13만6000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올해 역시 1분기(1~3월) 판매량은 3만5000대로, 전년 동기(2만8000대) 대비 25% 급등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현지 시장 점유율은 16.1%로, 일본의 토요타(26.0%)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분야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1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6500대)보다 55.2%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량 14만대를 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동 전체 시장에서 23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다.
HMMME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현대차와 사우디 정부 간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점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사우디는 기존 에너지 중심 산업 구조를 제조업과 수소에너지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 국가 발전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추진하고 있으며, HMMME 역시 비전 2030의 핵심 주체인 사우디 국부펀드가 자동차 산업 강화를 목표로 실행 중인 중점 사업 가운데 하나다.
또 현대차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사우디와 협력을 이어왔다. 지난해 3월 리야드에서 사우디 기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이자 프로그램 추진 주체인 RSG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