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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코리아] SK, 자원개발 수직계열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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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코리아] SK, 자원개발 수직계열화 추진

‘대한민국 자원 독립’ 정책 목표 달성 이바지 목적에
그룹 주력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위해
SK어스온 남중국해에서 원유 생산, 사업진출 40년 만
SK E&S, 호주 LNG 개발 사업 리스크 해소, 속도낼 듯

SK어스온이 2023냔부터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에서 원유의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시추선 직원들이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이미지 확대보기
SK어스온이 2023냔부터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에서 원유의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시추선 직원들이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유조선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최대 정유업체이자 석유화학 업체인 SK그룹이 해외 자원개발 부문에서 톱 티어(Top Tier) 메이저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자원 독립 정책 기조에 부응하고자 하는 측면이 크지만, SK그룹은 정유와 석유화학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을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로 구축했다. 이러한 사업은 별대로 보이지만, 모든 사업이 기초과학인 석유화학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원유를 들여와 석유 등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분리‧추출하는 기술을 제조업에 접목하면 반도 회로 미세화와 이차전지 양극재‧음극재 제작. 바이오 제품의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 낸 원‧연료와 소재로 제조한 완제품이 ICT와 연동하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이 업종 간 연결과 융합을 실현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 업계에서는 탈탄소 추세 속에서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유사업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를 위해 자원개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SK그룹은 해외 자원개발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SK그룹의 자원개발을 전문으로 맡고 있는 SK어스온은 베트남, 중국 유전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이제는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중국 남중국해 해상에서 처음으로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SK그룹이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든 지 40년 만에 맺은 결실이다.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있는 17/03 광구 내 LF 12-3 유전에서 독자적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17/03 광구는 중국 선전시에서 약 300㎞ 떨어져 있으며 여의도 면적의 15배 크기다. 일일 생산량은 석유 생산 정점을 기준으로 2만9500배럴이다. 이는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1%를 넘는 규모로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SK어스온은 2015년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CNOOC(중국해양석유집단유한공사)와 광권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남중국해 해상광구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어스온은 독자적인 광구 운영권을 확보한 이후 지질조사, 물리탐사 등 기초탐사 작업을 통해 2018년 탐사정 시추에서 원유를 찾아냈고, 생산준비를 위한 유전평가, 생산시설 건설 등 개발을 거쳐 원유 생산에 돌입했다.
이번 원유 생산으로 SK그룹은 대한민국을 ‘무자원 산유국’으로 진화시켰다. 1980년대부터 해외 자원개발에 앞장서 온 SK그룹이 독자적인 운영권 탐사사업에서 원유를 발견하고 개발·생산까지 이어진 최초의 사례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조만간 원유 생산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어스온은 운영권을 확보한 베트남 15-1/05 광구에서 상업성 원유 발견에 성공하고 현재 생산을 준비 중이다.

SK어스온은 한반도 해역에서 탄소 저장 후보지를 찾는 탄소 포집·저장(CCS) 국책과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에서 원유탐사 기술 역량을 활용해 탄소 저장소 선정 기준을 수립할 예정이다. 회사는 지난 2021년 CCS 전담 조직을 설립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CC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및 수소 사업을 진행하는 SK E&S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리스크가 대부분 해소됨에 따라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 E&S는 가스전 생산 물량을 LNG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이를 인근의 동티모르 폐가스전에 매립할 예정이다. 국내 블루수소 과정에서 포집한 탄소도 이곳에 매립한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