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2024년 7월 말 기준 주요 선종별 선가에 따르면, 2만2000~2만4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건조 가격은 2억7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월(2억6500만달러) 대비 700만달러(2.6%) 상승해 클락슨리서치가 선가 정보를 제공한 이후 최고가다.
2019년 12월 말 1억4500만달러였던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선가는 2022년 2억1500만달러로 2억달러를 넘어선 뒤에도 꾸준히 오르더니 올해 1원 2억6400만달러에서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경에는 3억 달러 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LNG운반선이 고공 안정세인 가운데에서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선가는 말 그대로 초강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말경 대량 발주했던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의 건조와 인도가 사실상 마무리 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전후로 벌어진 글로벌 공급망 단절과 그에 따른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의 재편 등으로 허브 항구를 중심으로만 운항할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발주는 중단됐고,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모든 항구에 취항할 수 있는 중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에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이 부분이 클락슨리서치 선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란 등 중동 국가와 벌이고 있는 전쟁으로 걸프만과 홍해를 통해 이어진 아시아-유럽 항로의 정체와 단절 등에 따른 화물운송 기간 연장에 따른 물류 불안감이 선가 상승을 부추긴 것”이라면서, “실제 물동량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발생한 이러한 외부 영향 때문으로, 위험 요소가 해소되면 운임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리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다 보니 해운사들이 선대를 늘려는 대신 운송 가격 상승으로 얻는 이익을 즐기고 있고, 필요할 때만 화물이 몰리는 항로에 용선으로 메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당장은 새 선발 발주 의지가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미래 업황을 두고 조선업계와 해운업계가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여름, 휴가가 끝난 후 9월부터 하반기 사업을 재개 시점에 발주 시장에서 어떻게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은 지금 발주 물량이 최소 2년 후의 시황에 따라 실행하는 것인데, 전쟁과 미국 대선 등에 따른 세계 경제 불황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3억달러에 육박하는 선가 지급이 불가피하므로, 조금이라도 쌀 때 선박을 확보하기 위한 선주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질 수 있다”라면서, “이러면 LNG운반선 수주에 집중했던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에 컨테이너 운반선 건조 문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중국으로의 물량을 되찾아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