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발표가 이어지며 연말 재계 인사에 대한 다양한 설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글로벌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와 더불어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경영환경 악화에 따른 대책 마련의 필요성 때문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들어가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이 '원 포인트' 인사로 전격 투입된 후 전반적인 경영 진단을 통해 그간의 문제점을 파악해온 데 더해 최근 그의 명의로 된 '반성문'까지 내놨다.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아 '깜짝'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이 단행되거나 최고경영진의 추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상황을 고려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25일)와 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27일)을 전후로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1일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재진 질문에 침묵하며 귀국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시사했다.
SK그룹은 지난해 부회장단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그룹 전반적으로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이달 말 'CEO 세미나'가 끝난 뒤 연말 인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와 AI 시장 확대에 따른 경영 환경 변화 등을 진단하고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활동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2월쯤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글로벌 판매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매년 상·하반기 국내에서 두차례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연다. 자율적인 토론 방식으로 경영 현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대규모 인사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이달 말부터 약 한 달간 계열사별로 사업 보고회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보고회 결과를 토대로 11월 말∼12월 초에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