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시장 주류였던 삼원계 LFP에 밀려 존재감 흔들
리튬황·리튬망간리치·전고체 등 신제품 출시 가시화
소듐 등 리튬 대체한 새로운 배터리도 개발되고 있어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기술 갖춘 제품만이 살아남아"
리튬황·리튬망간리치·전고체 등 신제품 출시 가시화
소듐 등 리튬 대체한 새로운 배터리도 개발되고 있어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기술 갖춘 제품만이 살아남아"

22일 업계에 따르면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 배터리가 주도하던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주로 사용되며 그간 주목 받지 못했던 LFP 배터리가 급부상하고 있다. 삼원계보다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해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재 가격 급등과 화재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것도 배경이 됐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4~5년 전만 하더라도 주류 제품은 당연히 삼원계였다"며 "하지만 LFP의 단점이던 성능이 크게 개선됐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 여력이 줄면서 차량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기준이 '가격'으로 바뀐 것이 시장 흐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LFP뿐만 아니라 다양한 리튬이온 배터리 신제품의 출시도 가시화되고 있다. 리튬황, 리튬메탈, 리튬망간리치(LMR), 전고체 배터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이르면 2026년부터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듐처럼 리튬을 대체하는 신(新) 배터리도 등장하고 있다. 소듐 배터리는 원재료의 풍부한 매장량 덕분에 가격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CATL은 지난 4월, 2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낙스트라'를 선보였다.
이같은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제품만이 향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임원은 "가격을 낮추고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성능, 품질, 안전성 등 배터리에 대한 고객사와 소비자의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며 "지금 시장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다양한 소재와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미래 배터리 시장은 단일 주류 기술보다는 다양한 기술이 공존하는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장혁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배터리 산업은 본래 변화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공존하는 이원화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공존은 각 배터리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갖췄을 때 가능하다"며 "결국 핵심은 가격과 기술력 모두를 잡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