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투자 울산 AI센터 건설 공식화…정부가 AI 수요자 돼야
AI 앞세워 4차 ‘퀀텀 점프’ 나서는 SK그룹
AI 앞세워 4차 ‘퀀텀 점프’ 나서는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조원 규모의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을 통해 국내 AI산업 경쟁력 확보와 함께 SK의 미래 먹거리 사업 강화를 위한 '제4 컨텀점프'를 모색한다. 단순히 SK그룹 차원의 사업 투자를 떠나 이재명 정부의 AI산업 육성 정책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AI 데이터센터 출범식을 겸해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10조원 규모의 AI 스타트업 펀드를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AI 스타트업 펀드를 통해 향후 5년 내 2만개의 AI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SK를 비롯한 대기업도 스타트업과 전방위 협력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10조원 규모의 AI 스타트업 펀드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100조원 규모의 'AI 펀드' 구상과 연계, 구체화한 제안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도 "스타트업 펀드 조성으로 10조 원 단위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못했던 일을 하려면 정부 부담도 커야 한다"고 적극 화답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SK그룹은 울산시와 함께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투자규모는 7조원 정도"라고 밝혔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으로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100㎿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는 SK그룹이 지난해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룹의 투자 방향성을 AI·반도체 등 '가까운 미래'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지 1년 만에 거둔 첫 결실이다.
SK는 최근 2년간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에 따라 중복사업 재편과 우량자산 내재화, 재무안정성 확보 등 체질을 개선하면서 추가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오는 2030년까지 AI와 반도체 분야에 8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차원에서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SK AI 서밋'에서 "대한민국이 AI 시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며 "SK그룹은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울산 AI 데이터센터 설립은 SK가 추구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의 상징적 사례로, SK가 ICT와 반도체, 에너지 등 AI 생태계 육성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두루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AWS의 높은 수준의 기술 요구를 충족하며 AI 데이터센터 처리에 특화된 냉각과 전력 시스템을 구축했다. 장기적으로는 청정 연료로 생성한 전력을 사용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거듭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 대통령을 만나 정부가 AI 수요자가 돼 주도적으로 시장을 만들어 달라고 건의하고 AI 스타트업 2만 개 육성과 초중고 AI 교육 의무화도 제시했다.
아울러 AI 원스톱 바우처 사업을, 확대를 요청하고 이를 통해 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포함해 AI 인프라 활용을 늘리고 시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회장은 이외에도 AI 국가인재 양성을 위한 초중고 AI 필수과목화, 울산AI 특구 조성 등을 건의했다.
한편 최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 영역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SK그룹은 향후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AI 에이전트, 로보틱스, 제조 AI, 에너지, AI 기반 바이오 등 계열사들의 모든 경영 활동과 일상에 AI를 접목해 '제4의 퀀텀 점프'를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