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월 환경 문제로 조업 정지 이후 첫 공개
폐기물 처리, 토양 정화 작업 계획대로 추진 중
김기호 사장 "2030년 모범 환경 사업장 만들 것"
폐기물 처리, 토양 정화 작업 계획대로 추진 중
김기호 사장 "2030년 모범 환경 사업장 만들 것"

영풍 석포제련소는 아연 생산 능력 기준으로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 비철금속 제련소다. 1970년 설립 이후 반세기 넘게 아연을 비롯한 다양한 비철금속을 생산하며 국내 제조업의 중추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올 초 석포제련소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말 대법원 판결에 따라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약 58일간 조업정지를 받아서다.

환경 약속 성실히 이행...5년 전과 지금 영풍 다르다
이날 오후 찾은 석포제련소는 다른 제조업들 공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원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차를 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리튬 광산을 연상케 하는 '침전 저류지'가 바닥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은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침전물을 저장하는 곳으로, 영풍은 2019년부터 이곳에 쌓여 있던 아연 잔재물(케이크)을 적출하고 있다.
현재까지 퍼올린 양은 전체 추정치인 70만t 중 절반을 넘는 약 37만t에 이른다. 김영철 상무는 "이곳은 2007년까지 사용하고, 2019년부터 적출을 하기 시작했다"며 "원래는 지금보다 한 5미터(m) 정도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2022년 환경부의 통합환경허가 당시 영풍이 약속한 사항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2021년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도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었다. ZLD는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외부에 배출하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공정에 재활용하는 설비다. 폐수는 정수공장, 스팀기(증발 농축기), 불순물을 고형화해서 처리하는 결정화기, 탈수설비 등을 거친다.
이창범 수재생팀장은 "정수공장에서 일차적으로 중금속을 제거하고 그 폐수가 스팀기로 들어간다. 여기서 약 95%까지 수증기가 된다"며 "이를 액체로 열교환을 시켜주고 슬러리(점토 등 불용성 물질과 물이 섞인 혼합물)가 된 것을 결정기를 보낸다"고 했다.
토양 정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영풍은 현재 1공장(4만7169㎡), 2공장(3만5617㎡), 3공장(2만9034㎡) 등 총 11만1820㎡ 부지의 토양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실행 가능 면적 기준 현재까지의 이행률은 1공장 37.6%, 2공장 26.6%, 3공장 113.6%다. 아직 100%를 달성하지 못한 1~2공장 경우 2년 안에 모두 작업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김재민 환경 담당 임원은 "명령받은 구역에 대해서는 최대한 빨리 진행해 2027년 정도까지는 정화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추가로 오염이 확인되는 구역에 대해서도 정화할 방침이다. 외부로 확산 오염 물질이 확산하거나 위해를 할 수 있는 요소는 철저히 가둬서 전혀 해롭지 않도록 관리를 하겠다"고 했다.
김기호 사장은 "2020년과 2025년의 영풍 석포제련소는 다르다"며 "2030년 모범 환경 견학 사업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산재 예방 위해 자동화 공정 도입
영풍은 석포제련소 내 자동화 설비 도입도 추진한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반복적인 고강도 노동으로 발생하는 근골격계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사람 손이 필요한 아연 스컴(불순물) 제거와 전보(금속을 다음 공정으로 옮기는 작업) 등이 자동화 대상이다. 전현용 주조팀 팀장은 "슬라브 제조 공정 같은 경우는 거의 다 자동화 공정"이라며 "다만 전보의 경우 품질 관리를 위해 약 60% 정도는 사람이 직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노규 생산본부장은 "주조 공장에서 아연 캐소드를 녹여 틀에 붓게 되면 스컴이 생기는데, 거래처들은 이를 다 제거한 상태로 납품받기를 원한다"며 "과거 일부 자동화를 시도해 봤지만 사람 손과 기계는 분명히 차이가 있었다. 인공지능(AI)도 도입되고 있고 로봇들도 더 다양화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적용하려고 여러 업체와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보 역시 수작업으로 많이 하고 있다. 그 부분도 산업용 로봇을 도입해 최대한 근로자 근골격계 산재가 안 일어나도록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봉화(경북)=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