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의 민첩함과 SUV의 실용성을 더한 실속형 CUV…탄탄한 주행 밸런스 돋보여
한국 소비자 맞춤 편의사양 강화…2천만 원대 가격대는 여전히 경쟁력
한국 소비자 맞춤 편의사양 강화…2천만 원대 가격대는 여전히 경쟁력

◇ 세단과 SUV 사이, CUV의 주행 감각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절충한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다. 전장은 동급 SUV보다 길고 루프는 낮게 설계돼 주행 안정감을 준다. 동시에 최저지상고는 SUV 수준으로 확보해 승하차가 편하다.
파워트레인은 1.2리터 3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약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한다. 차체 무게가 1.3톤 남짓이라 동급에서 부족하지 않은 힘을 보여준다. 막히는 도심 구간에서는 초반 가속이 경쾌했고, 신호 대기 후 출발 시 답답함이 덜했다. 고속도로 진입 후에도 차체가 흔들림 없이 속도를 이어갔으며, 높은 시야 덕분에 운전이 한결 편했다. 다만 공간은 동급 SUV만큼 넉넉하다고 하긴 어려웠고, 승차감 또한 세단만큼 부드럽진 않았다. 세단과 SUV의 중간에 놓인 CUV라는 본래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 부드럽게 다듬어진 차체와 컬러 라인업
외관은 기존보다 한층 단정해졌다. 전면 그릴과 범퍼 라인이 단순화돼 깔끔한 인상을 주고, 신규 트림인 ‘RS 미드나잇 에디션’은 블랙 디테일을 강조해 스포티한 무드를 더했다. 실루엣은 각진 SUV라기보다 부드럽게 다듬어진 차체에 가깝다. 실제로 보면 날카롭기보다 둥글게 흐르는 선이 강조돼 차급 대비 세련된 인상을 남긴다.
컬러 라인업도 강화됐다. 시승차의 톤 다운된 그린은 중명도·중채도의 차분한 색감으로 임팩트 있으면서도 매일 타기 질리지 않는 분위기를 냈다. 액티브 트림에는 감성적인 ‘모카치노 베이지’가 추가돼 도심형 SUV 감각을 강조했고, RS 트림에는 올블랙 ‘RS 미드나잇’ 패키지가 더해져 절제된 스포티함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는 화려함보다는 절제된 세련미를 추구하는 색감들이 주를 이뤄, 실생활에서 부담 없이 어울린다.
◇ 한국형 편의사양, 심플한 트림
실내에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편의 장비가 알차게 담겼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홀드, 통풍·열선 시트, 전동 테일게이트 등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스마트폰 연결을 통한 내비게이션 지원(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도 매끄럽게 작동했다. 다만 크루즈 컨트롤 조작은 직관성이 떨어지고,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한 편이라 노면 충격이 실내로 전해지는 경우도 있었다.

◇ 화려한 한 방보다 편한 밸런스
결론적으로, 이번 트랙스는 “화려한 한 방”보다는 매일 타기 편한 밸런스를 선택했다. 낮은 루프와 높은 시야가 만드는 주행 안정감, 탄탄한 하체, 실사용 위주의 옵션 패키지와 2155만 원으로 시작하는 부담없는 가격대도 포함. 이 균형 잡힌 성격이 트랙스가 여전히 선택받는 이유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