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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서 ‘슈퍼크루즈’ 첫 선… 앞선 '핸즈프리'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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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한국서 ‘슈퍼크루즈’ 첫 선… 앞선 '핸즈프리' 기능

북미·중국 이어 세 번째 도입 시장, 100억 원 현지 투자
장거리 운전 피로 줄이는 첨단 기술 vs 불안정 동작·책임 논란 논의
GM 슈퍼크루즈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GM 한국사업장 이미지 확대보기
GM 슈퍼크루즈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GM 한국사업장
제너럴 모터스(이하 GM)가 업계 최초로 상용화된 핸즈프리(Hands-free)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크루즈(Super Cruise)’를 한국 시장에 공식 도입한다. 북미와 중국 외 지역에서는 처음이며, 국내에서는 첫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M은 이번 프로젝트에 100억 원 이상을 직접 투자하며 한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론칭 기자간담회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크우드 프리미어 센터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GM 한국사업장 임직원과 업계 관계자, 국내 언론이 참석해 슈퍼크루즈의 기술적 특성과 한국 시장 진출 의미를 공유했다.

국내 도입 배경과 현지화 전략

슈퍼크루즈는 북미에서 누적 약 8억7700만km, 차량 판매 50만 대 이상, 적용 모델 23종의 기록을 세우며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했다. 북미에서는 약 97만km 도로에서 사용 가능하며, 한국에서는 전국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 약 2만3000km 구간에서 작동하도록 최적화됐다.
GM은 국내 출시를 위해 라이다(LiDAR) 기반 차선 단위 HD 지도를 구축하고, 버스전용차선·공사구간까지 반영했다. 또한, 한국 내 전용 OTA 서버를 마련해 분기 단위 정기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최신 도로 상황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승현 GM 한국사업장 기술개발부문 부장은 “한국 시장은 북미·중국과 함께 전략적 거점으로 꼽힌다”며 “정확성·신뢰성·신속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기반으로 슈퍼크루즈를 현지화했다”고 설명했다.

운전 경험의 변화

슈퍼크루즈에는 자동 차선 변경과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이 포함돼 있다. 운전자의 시선 추적을 통해 전방 주시를 강제하고, 주의가 분산되면 시각·청각 경고는 물론 차량 제어까지 개입한다.

윤명옥 GM 한국사업장 전무는 직접 출퇴근길에서 체험한 소감을 전했다. “송파에서 부평까지 매일 왕복하며 피로감을 피할 수 없었는데, 슈퍼크루즈 탑재 차량을 타고 나니 차선 변경도 알아서 해주고 음료도 편하게 마실 수 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캐딜락 신차에 처음 적용되며, 향후 GM의 다른 브랜드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차량 구매 고객은 슈퍼크루즈 패키지를 제공받고, 전담 고객 케어 서비스도 지원된다.

글로벌 논란과 한계

하지만 슈퍼크루즈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예측 불가능한 차선 변경, 주행 중 끊김, 잦은 긴급 제동 등 불안정한 작동에 대한 불만이 꾸준히 제기됐다. 일부 사용자는 “고속도로가 약간만 굽어도 시스템이 해제된다”는 평가를 남겼다.

또한, GM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는 예기치 못한 급제동과 보행자 충돌 사고로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2023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로봇택시가 보행자를 끌고 가는 사고가 발생해 캘리포니아 DMV가 자율주행차 운행 허가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운전자 개입 없는 자율주행’의 윤리적 책임과 안전성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슈퍼크루즈가 레벨 2 수준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불과하며, 보행자·자전거·돌발 장애물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는 기능은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으며,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일부 인정한 바다. “핸즈프리”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개입 책임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법적 논란의 소지도 크다. 한국 시장에서는 '운전자'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한국 시장의 기회와 과제

채명신 GM 한국사업장 디지털비즈니스 총괄 상무는 “슈퍼크루즈는 GM의 ‘트리플 제로(Zero Crash, Zero Emission, Zero Congestion)’ 비전을 한국 시장에 실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장거리 운전 피로를 줄이고 새로운 모빌리티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슈퍼크루즈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기술적 진보와 사회적 신뢰 확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줄이는 혁신적 기술이 될지, 아니면 불안정성과 법적 책임 문제로 또 다른 논란을 낳을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해봐야 한다는게 일부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