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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삼성·LG ‘삼각동맹’]벤츠도 합류한 러브콜 행렬…이재용의 뉴삼성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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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삼성·LG ‘삼각동맹’]벤츠도 합류한 러브콜 행렬…이재용의 뉴삼성 본격화

반도체 품귀현상에 벤츠회장까지 나서 삼성에 SOS…공급망확보 위한 행보로 풀이
삼성SDI와의 배터리 협력 가능성도 유력…벤츠, 1월 한국에 아시아 제조구매허브 설립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그룹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것은 내년 1월 서울에 설립될 ‘아시아 제조 구매 허브’의 공급망 확보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를 포함해 전동화를 추진중인 완성차 브랜드에 필수적인 배터리·반도체·디스플레이·소프트웨어(SW)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 회장을 필두로 뉴삼성이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속에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전략적 동맹이나 협력을 위해 한국을 찾는 글로벌 기업 경영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 회장과 만나 치킨을 먹고 친분을 다지면서 소위 ‘깐부회동’ 이라는 화제를 만들어냈다. 12일에는 글로벌 반도체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의 크리스토프 푸케 CEO가 방한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회동했다. 13일 이 회장과 칼레니우스 회장이 승지원에서 만찬을 진행한 것까지 이달에만 빅테크 기업 총수 3명이 삼성을 찾은 것이다.

삼성에 대한 빅테크 기업들의 러브콜은 이 회장의 뉴삼성이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최근 삼성을 찾은 기업들의 업종이 △엔비디아 AI △ASML 반도체 △벤츠 자동차로 주력 분야가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뉴삼성의 경쟁력 근간에는 주력 분야인 반도체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면서 공급부족현상과 함께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엑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11.1% 오른 7.0달러로 2018년 12월 이후 6년 10개월만에 7달러를 돌파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전월보다 14.9% 급등하는 등 10개월 연속 상승 추세다.
이 제품들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SDV를 제조하는데 필요한 필수 부품들이다. 삼성과의 협력강화로 벤츠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 반도체 부품을 확보하고 향후 공급망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배터리분야도 삼성과의 협력확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벤츠는 최근 2년간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화재를 일으켜 고객들의 불안감을 키워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 탑재는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벤츠의 사업전략과 맞지 않다”면서 “삼성SDI와의 협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를 대변하듯 지난주 회동에 최주선 삼성SDI 회장도 동석해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삼성과 벤츠와의 협력 확대의 구체적인 소식은 내년 1월 한국에 설립되는 아시아 제조 구매허브를 기점으로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은 벤츠 전기차 EQS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디지털 키 등을 공급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구체적인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한국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벤츠 차량은 보기 힘들다”면서 “3~4년 뒤에 나올 얘기인 만큼 아직은 비밀”이라고 말을 아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